김민혁 시작과무용_01_Web
김민혁 시작과무용_02_Web
김민혁 시작과무용_09_Web시작과 무용 ⓒ김민혁

최원준 Blurring Scene 1
최원준 Blurring Scene 2
최원준 Blurring Scene 3Blurring Scene ⓒ최원준

장윤아 용담, 슬픈 그대가 좋아 1

장윤아 용담, 슬픈 그대가 좋아 2

장윤아 용담, 슬픈 그대가 좋아 3용담, 슬픈 그대가 좋아 ⓒ장윤아

2021 미래작가상 수상자 발표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2021 미래작가상’은 차세대 작가 프로그램으로 하나의 주제로 작업한 10매 이내의 사진 포트폴리오를 공모하여 심사를 통해 3인의 수상자를 선정하였습니다. 올해에는 145명의 대학생이 공모에 참여하였으며, 노순택 사진가 ∙ 신보슬 큐레이터 ∙ 이민호 사진가로 구성된 2021 미래작가상 심사위원회는 고유한 시각으로 주제의식을 잘 표현한 예술가로서 발전 가능성이 있는 3인을 최종 수상자로 선정하였습니다.
‘2021 미래작가상’ 공모에 참여한 많은 예비 작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수상자
■ 김민혁 (서경대학교 영화영상학과 3학년) – 시작과 무용
■ 장윤아 (서울예술대학교 디자인학부 사진전공 2학년) – 용담, 슬픈 그대가 좋아
■ 최원준 (서울예술대학교 디자인학부 사진전공 3학년) – Blurring Scene

□ 심사위원
노순택 사진가
신보슬 큐레이터
이민호 사진가

□ 지원내용
3인에게 총 6000만원 이상으로 지원
– Canon EOS R6, RF 24-105mm F4-7.1 IS STM을 각 수상자에게 수여
– 심사위원회에서 추천한 사진가와의 1:1 튜터링, 오형근 사진가와 마스터 튜터링
– 2022년 캐논 갤러리에서 전시 (5월 예정)
– 작품집 출판

□ 심사평
■ 총평
2021 미래작가상 공모에는 145명의 대학생이 참여하였다. 사회적 환경의 변화 속에서 대학생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적응하고 고민하는지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수의 작업노트에서 ‘청춘’이라는 단어를 볼 수 있었는데 청춘에 대한 학생들의 태도는 수용적이면서 동시에 대담했다. 내적 언어를 이미지로 풀어내는 시도들이 많았지만 환경적 영향으로 주제의 확장보다는 섬세한 시각으로 주변 대상을 관찰하고 기록해나가는 작업이 많았다. 심사 과정은 1차 온라인 심사에서 총 8명의 작업이 선발되었고, 2차 인터뷰 심사에서 심사위원의 전원일치로 최종 3인의 수상자를 선정하였다.

김민혁의 ‘시작과 무용’은 어떠한 일이나 행동의 처음 단계에 앞선 작가의 고민과 시도를 드러내며 그 과정 속에서 남은 흔적을 사진으로 찍어낸 작업이다. 최원준의 ‘Blurring Scence’은 계획도시의 공사 현장에서 펼쳐지는 묘한 지점을 관찰한 작업으로, 공간의 소멸과 생성 사이에 생경하게 펼쳐진 풍경을 담아낸 점이 독특했다. 장윤아의 ‘용담, 슬픈 그대가 좋아’는 투병 중인 엄마와의 이야기를 담은 작업으로 슬픔을 마주하는 이별의 과정을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

이 작업을 초석으로 삼아 2021 미래작가상 수상자가 차세대 작가로서 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2021 미래작가상 공모에 참여한 145명의 모든 지원자 한분 한분 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 심사위원 노순택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과 누군가의 공든 탑에 점수를 매기고 평가하는 일은 나의 몫이 아니라 생각하며 자주 도망쳐왔다. 겸손으로 포장한 “자격미달”이 주된 변명이었지만, 그 일이 주는 중압감을 회피하려는 이기적인 마음이 더 컸음을 나는 인정한다.
짧지 않은 시간 사진에 매료되어 살아왔고, 앞으로도 사진에 대롱대롱 매달린 채 삶의 나머지 춤을 추려는 내게, 사진이란 얼마나 오묘한 구슬인가. 그 구슬은 세상을 내다보는 창이기도 하고, 나와 우리를 비추는 거울이기도 하다.
사진의 단맛과 쓴맛 사이를 오가며 결말 없을 방황을 이어가는 까닭이 무엇일까. 부끄럽지만 고백한다. 사진은 매력적이다.
내가 누군가를 가르치면서, 누군가의 공든 탑에 점수를 매기고 왈가왈부하면서, 그 누군가도 품었을 사진의 매력을 (키우기는커녕) 잃어버리게 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내 안에 여전히 서성댄다.
지원자 143명이 보내온 1천여 장의 사진을 한 장 한 장 넘겨보며 ‘나만의 3명’을 추리는 과정은 그래서 힘겨웠다.
‘이 친구는 꽤나 세련된 작업을 보내왔어. 하지만 어디를 보고 있는 걸까. 어디를 보고 싶은 걸까. 그만의 눈을 어디에 감추고 있는 걸까?’, ‘이 친구의 작업은 어딘가 어설퍼 보여. 하지만 멈추지 않고 작업을 이어간다면 좋은 나무가 될 것 같아’, ‘이 친구의 작업은 좀 막무가내로군. 그래도 뚝심이 느껴지는 걸. 어쩌면 그게 가능성은 아닐까?’
모니터 앞에 홀로 앉아 작업노트를 읽고 이 친구 저 친구의 사진을 뒤적이며 상상하는 시간은 잠시 즐겁고, 잠시 고단했다. ‘미래작가상’이라는 이름을 다시 떠올리며 ‘이들 중 누가 훗날에도 사진의 수렁에서 헤엄치고 있을까’를 짐작했다. 아니, ‘이 상을 줌으로써 누구를 더 오래 사진 속에서 헤엄치게 할 수 있을까’를 추측했다.
심사위원 셋이 각자의 3명을 모으고 보니 1명이 겹쳐 8명이었다. 8명을 직접 만나 짧게나마 작업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거기서 다시 3명을 추렸다. 김민혁의 ‘시작과 무용’, 최원준의 ‘블러링 씬’, 장윤아의 ‘용담, 슬픈 그대가 좋아’는 약간 세련되고, 약간 어설프며, 하지만 기대된다. 나무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세 싹을 뽑았다. 내년에 마련될 전시와 도록이 3명을 뽑은 이유에 대해 더 잘 말해줄 거라 믿는다.
지원자 모두에겐 (안타까운 마음으로) 작업노트에 대해 말하고 싶다.
솔직한 작업노트를 읽고 싶었다. 작업자의 노트는 작업에 이론을 더하는 것도, 멋을 덧칠하는 일도 아니다. 시작하는 이의 ‘고민’과 그걸 풀어가려 애쓴 ‘작업의 과정’을 담지 않는다면 그 노트의 정체는 무엇일까. 작업노트는 작업의 부산물일 뿐만 아니라, 작업 그 자체이기도 하다.
시작하는 이의 노트는 실패담이어도 좋고, 좌충우돌 방황담이어도 나쁠 게 없다. ‘왜’와 ‘어떻게’만 솔직하게 담아도 작업자의 노트는 읽고 싶은 글이 된다.

뽑고 보니 눈에 밟히는 지원자들이 있다. 감히 ‘미래’를 가늠했던 심사위원의 판단을 보기 좋게 비웃듯, 상을 줘도 누군가는 오래지 않아 사진을 접을지 모른다. 외려 언급조차 하지 않았던 이들 중 어떤 이가 오래도록 사진을 쥐고 좋은 작업자로 성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상이란 이토록 허약한 인간의 기반 위에 있다. 심사위원의 판단이 옳았기를 바라는 마음과 틀렸기를 바라는 마음이 다투지 않은 채 한 마음에 머문다. 싹만 보고 나무의 삶에 대해 누가 단정할 수 있단 말인가.

■ 심사위원 신보슬
현장과 인연이 길어지면서 심사라는 것을 해야 하는 자리가 많아졌다. 많이 하면 익숙해질 법도 한데, 누군가의 작업을 평가하는 자리는 좀처럼 익숙해지지도 편해지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심사를 하는 자리는 새로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을 잘 알기에 기꺼이 수락하지만, 곧 후회한다.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까? 평가라는 것이 가능은 할까? 괜히 한다고 한 것은 아닐까? 혹시라도 나의 부족함으로 좋은 작가를 못알아보면 어쩌지? 이런저런 고민이 고개를 들고나와 마음이 복닥거린다. 아마도 많은 심사위원들이 비슷한 마음일 것이라 짐작한다.
이번 미래작가상 심사의 자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신진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 그들의 고민과 관심사를 엿볼 기회라는 점에서 선뜩 수락했지만, 막상 143명의 작가들이 제출한 포트폴리오를 하나씩 살펴보면서 고민이 커졌다. 특히 미래작가상은 사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차세대 작가 발굴 프로그램이면서도, 전공과 상관없이 대학교 재학생 모두에게 열린 기회였기 때문에 평가 기준을 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사진’이라는 특정 장르에 관한 것이기에 기술적인 완성도와 작품성을 간과할 수 없지만, ‘미래작가’를 선정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이후 작가로서 작업을 지속해가면서 성장할 가능성을 더 많이 고려하여 선정하였다.
선정된 세 명의 수상자중 먼저 사진을 전공하지 않은 김민혁 ‘시작과 무용’은 이제 본격적으로 사진으로 작품활동을 해보려는 그의 시작점에서 남겨지는 ‘쓸모없는 것들’을 사진으로 남긴 작업이었다. 주제와 작품 사이의 연결지점이 모호했지만, 대상을 담아내는 자기만의 스타일이 분명했고, 특히 집중력 있는 특유의 색감이 흥미로웠다. 최원준의 ‘Blurring Scence’은 얼핏 여느 재개발 단지를 찍은 듯 보이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표현방식을 통해서 초현실적인 느낌을 불러내는 방식이 기존의 개발현장을 ‘기록’하는 사진들과는 차별화되는 지점이 분명했다. 장윤아는 암투병중이신 어머니를 사진으로 담아내는 작업을 하는 ‘용담, 슬픈 그대가 좋아’는 지금껏 많이 보아왔던 유형이라고도 볼 수 있겠으나, 그가 대상과 자기 주변의 슬픔을 마주하여 작품으로 풀어내는 태도에서 앞으로 작품을 지속해갈 수 있는 어떤 에너지 같은 것을 보았던 것 같다.
비록 최종적으로 선정되지 않았지만, 선정작과 그렇지 못한 작품들 사이의 편차는 그리 크지 않았다. 비록 선정되지는 않았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작품을 고민하고, 새로운 시선과 방향을 모색하는 많은 작품들이 있었다. 아직 작품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어눌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어쩌면 그것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처음이니까, 이제 시작이니까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부디, ‘사진으로 꿈을 꾸는’ 그대들이 꿈꾸기를 멈추지 않고,
언제가 선후배로 만날 수 있기를 바래본다.

■ 심사위원 이민호
작가가 되려는 먼 길을 선택하여 첫 걸음마를 뗀 지원자들에게 먼저 박수와 함께 지지의 마음을 담아 얘기를 시작한다. 많은 포트폴리오를 보면서 어떤 기준의 잣대를 대야하나 잠깐 망설였다. 취향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에 혐오를 느끼는 작가들이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이 부분이 작용했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다. 아직 교과 과정에 있는 작가지망생들의 작업을 볼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이번 기회는 나에게도 좋은 경험이었다. 조금 아쉬운 점은 사진의 지평을 넓히려는 의도의 미래작가를 찾는 이 기획에 생각보다 전형적인 사진전공자들 이외의 작업들의 수가 적었고 어설프더라도 다른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작업들이 거의 없었던 점이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기본기가 탄탄한 작품수도 많은 점은 고무적이었다. 작업의도와 조형성에 중점을 두고 작업을 선택하다 보니 모니터 상에서 본 작업의 특징이나 깊이가 실제의 결과물에선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었고 반대로 학교수업의 연장으로 만든 작업들의 진부함이 인터뷰를 하면서 새롭게 다가온 경우들도 있었다. 본인들의 작업의도에 대해 정확한 설명이 안 되는 경우는 더 더욱 많았다. 하지만 이들은 아직 작가도 아니고 시작하려는 학생들이라는 점을 이해하면 그 부분은 그리 큰 문제는 아닌 듯 보인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조형적 감각과 사물, 인물 그리고 풍경을 대하는 시선을 먼저 보고 피사체를 찾아 따라가는 일관성과 집중도에 중점을 두고 선택하였다.
문학상을 선정하는 심사평에서 본 글이다. “작가가 되는 방법은 간단하다. 삶을 써라. 대화를 기록하고 자신의 생각을 기록하라. 그것뿐이다.” 나를 포함한 모든 시작에 서있는 작가들에게 작업을 위한 작업을 하지 말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것을 부탁하면서 심사소견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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