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지 아무데도 가지 않는다7
김혜지 아무데도 가지 않는다9아무데도 가지 않는다 ⓒ김혜지

이우선 나의 살던 고향은 2
이우선 나의 살던 고향은 3나의 살던 고향은 ⓒ이우선

김예원 side to side 2
김예원 side to side 1Side to Side ⓒ김예원

이도현 manual 1
이도현 manual 2manual ⓒ이도현

정예준 스티로폼맨 1
정예준 스티로폼맨 2스티로폼맨 ⓒ정예준

2022 미래작가상 수상자 발표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공모한 차세대 작가 프로그램 ‘2022 미래작가상’은 하나의 주제로 작업한 10매 이내의 사진 포트폴리오와 영상을 공모하여 심사를 통해 5인의 수상자를 선정합니다. 올해로 16회를 맞이한 2022 미래작가상은 사진·영상 부문으로 확대하였으며 297명의 대학생이 공모에 참여하였습니다. 장민승 시각예술가 ∙ 정희승 사진가 ∙ 조주리 큐레이터로 구성된 2022 미래작가상 심사위원회는 고유한 시각으로 주제의식을 잘 표현한 예술가로서 발전 가능성이 있는 5인을 최종 수상자로 선정했습니다.
미래작가상은 박건희문화재단과 캐논코리아가 주최 주관하고, 이미지원이 후원하고 있습니다.

□ 수상자
사진부문 수상자
김예원 (계원예술대학교 사진예술과 2학년) – Side to Side
김혜지 (계원예술대학교 융합예술과 3학년) – 아무데도 가지 않는다
이우선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부 2학년 ) – 나의 살던 고향은
영상부문 수상자
이도현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전공 4학년) – manual
정예준 (계원예술대학교 융합예술학과 1학년) – 스티로폼맨

□ 심사위원
장민승 시각예술가
정희승 사진가
조주리 큐레이터

□ 튜터
김희천 미술작가
장민승 시각예술가
전명은 사진가
정희승 사진가

□ 마스터 튜터
오형근 사진가

□ 지원내용
5인의 수상자를 선정
– EOS R6 Mark II 24-105 USM KIT를 각 수상자에게 수여
– 심사위원회에서 추천한 사진가와의 1:1 튜터링, 오형근 사진가와 마스터 튜터링
– 2023년 캐논 갤러리에서 전시 (6월 예정)
– 작품집 출판

□ 심사평
■ 총평
2022 미래작가상 공모에는 297명의 학생이 참여하였다. 사진·영상매체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볼 수 있었으며 개인적 서사를 풀어나가거나 상황을 설정하여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시도들이 있었다. 아울러 작업의도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고자 노력하는 작가적 태도를 엿볼 수 있었다. 심사과정은 1차 온라인 심사에서 총 9명의 작업이 선발되었으며 2차 인터뷰 심사에서 심사위원의 전원 합의로 최종 5인의 수상자를 선정하였다.

김혜지의 ‘아무데도 가지 않는다’는 시선의 끝을 따라 멈추는 프레임 속의 정적인 풍경을 담고 있으며 사유하고 있는 이미지를 감각적으로 보여준다. ‘나의 살던 고향은’ 작업에서 이우선은 실향민인 할아버지를 바라보는 손자의 시각으로 이산가족의 슬픔과 그리움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고 있다. 김예원의 ‘Side to Side’는 여가시간을 의무적으로 보내고 있는 일상을 촬영한 작업으로 주말이라는 시간 속에서 보이는 모순적 현실을 포착하고 있다.
이도현의 ‘manual’은 비언어적인 언어를 담아내고 있으며 발화자를 통해 미묘한 몸짓을 기록한 영상 작업이다. 정예준의 ‘스티로폼맨’은 군 복무 시절의 경험을 3개의 서사로 풀어낸 작업이며 비선형 구조로 전개되는 방식이 흥미롭다. 미래작가상 수상으로 2022 미래작가상 수상자가 차세대 작가로서 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2022 미래작가상 공모에 참여한 297명의 모든 지원자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 심사위원 장민승
이번 2022년 미래작가상 심사 참여를 통해 더욱 큰 의미와 변화를 느꼈습니다. 우선 팬더믹의 공포와 절망에 고립되지 않고 젊은 창작자로서 한컷 한컷 셔터를 누르며 극복해온 작품들이 기세가 꺽이지 않고 모였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큰 변화는 그동안 사진(photography)만 지원이 가능했던 부분이 올해 처음으로 영상(cinematography) 부분이 신설된 것입니다. 저는 필름 사진기로 정사진만을 고수하다가 십여년 전 부터 디지털 사진기로 사진과 영상을 가리지 않고 다루고 있는데 여기에는 우연한 계기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거대한 파도를 정사진으로 찍다가 활동사진으로서 더욱 적합한 표현방식이라 생각되어 사진기의 녹화 버튼을 눌러 보았던 것이 영상설치, 영화등 매체의 다변화로 이끌게 되었습니다. 미래작가상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좋은 변화의 뜻을 공감하며 이번 심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비대면으로 몇 일 동안 수많은 이미지들을 보면서 압도적인 비주얼 이나 밀도, 논리를 지닌 작품은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잘 훈련된 사진술은 있지만 진부화된 이미지도 많았으며 이와 반대로 주제는 좋지만 알맞는 형식을 갖추지 못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저는 최종 심사에 오른 예비작가들의 작품을 심층 대면 인터뷰를 통해 순위를 가리는 것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이번 미래작가상이 디딤돌이 되어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작가적 품과 가능성을 발견하려 했습니다. 왜냐하면 이 기회는 단순한 수상이 아니라 이 디딤돌을 통해 오늘날 일일히 열거하기 번거로울 정도로 성장한 작가들이 동시대에 함께 창작하고 연대하기 때문입니다. 한 명의 선배 작가로서 힘겹고 어려운 시기에 작품을 제작하고 지원했던 모든 후배 작가들에게 감사와 응원을 전합니다.

■ 심사위원 정희승
2022년 미래작가상에는 총 297명의 젊은 창작자가 지원하였고, 그 중 사진부문 3인, 영상부문 2인이 선정되었다. 우선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정된 5인의 작가에게 축하를 전한다.
이번 심사는 주제의 참신성과 작가의 고유한 시선, 작업의 성숙도에 그 주안점을 두고 차세대 작가로서의 기대감을 보여주는 작업을 선정하고자 하였다. 최종 합격된 5인의 작가는 그 기준에 부합하면서 동시에 각자의 프로젝트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매체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밀도있는 결과물을 보여주었다. 또한 기존 작업의 완결성 보다는 향후 튜터링 프로그램과 그룹전을 통해서 더 진화하고 확장될 수 있는 잠재력과 가능성을 중요한 근거로 삼았다.

사진부문에 선정된 3인의 작업에서 눈에 띄는 점은 사진매체가 갖고 있는 서사적 기능의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김혜지는 ‘아무데도 가지 않는다’에서 도심 외곽의 그야말로 썰렁한 풍경들을 사진에 담는다. ‘이것을 풍경이라고 불러야 하나.’ 라고 작가는 자문한다. 분명히 기억나지 않지만 어디선가 본듯한 장면들, 혹은 시선의 가장자리를 집요하게 쫓는 듯하다. 그 가장자리에서 작가의 사진을 둘러싼 사유들, 기억과 망각, 위태로움과 위로가 공존한다. 이 이미지들은 작가의 글쓰기와 함께 침착하게 보는 이를 설득한다.

반면 김예원의 ‘Side to Side’는 고단한 주말을 보내는 동시대인의 권태를 역동적인 화면안에 배치한다. 주 5일의 힘겨운 노동을 끝낸 사람들은 기다렸던 주말을 맞이하고 다시 여가라는 노동에 복무한다. 작가는 스스로 지독한 시간이라고 말하는 주말의 장면들을 이렇듯 노동의 연장이라 여기며 무심하게 던져놓는다. 작가의 화면에는 약간의 냉소와 연민이 흑백사진의 다소 무거운 톤과 함께 짙게 배어있고 사진의 센터는 대체로 비워져 있다.
이우선은 ‘나의 살던 고향은’에서 평생을 실향민으로 살아오신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낸다. 유년시절을 함께 보낸 할아버지가 들려주신 고향에 대한 이야기는 작가가 나이가 들면서 점차 그 안에 담긴 그리움과 회한에 대한 공감으로 이어져 실향민과 이산가족에 대한 현실인식을 이끌어낸다. 이 작업은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하였으나 주제에 대한 충실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여전히 진행중인 분단의 현실속에서 한 개인의 지난 서사가 사실은 더 깊은 사회적인 공감을 요구하는 현재에 속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영상작업으로 선정된 ‘스티로폼맨’을 제작한 정예준은 서해안 군사분계선 접경지에서 군복무하던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하룻밤에 일어나는 세 개의 서사를 펼쳐놓는다. 해상쓰레기로 전락한 부표와 그에 의지하여 표류하는 난민, 그리고 그것을 목도하는 군인의 시점이 교차하는 비선형적 내러티브 구조안에서, 작가는 이주와 정주, 자유와 소외의 문제를 마주하며 분단이라는 상황이 빚어내는 불편하고 부조리한 관계들을 들추어낸다.
마지막으로 이도현의 ‘Manual’은 발화와 함께 소멸하는 언어의 한계에 주목하며 비언어적인 몸짓에 관심을 갖는다. 배우가 연기하는 모습을 기록한 짧은 영상은 인물의 전신으로부터 시작하여 점차 얼굴의 섬세한 떨림과 손과 발의 미세한 움직임을 추적한다. 인간의 신체에서 목소리를 제거하고 난 후에야 비로서 드러나는 몸짓의 언어, 그 균열과 파장을 기록하는 이 작업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된 현실에서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소통의 문제를 환기시킨다.

■ 심사위원 조주리
올해 미래작가상 공모에는 어느 때보다 많은 작품이 접수되었고, 영상 부문이 신설되어 큰 기대를 모았습니다. 제출해주신 작업 포트폴리오 전반을 통해 지금의 시대를 정면으로 돌파해 나가는 젊은 작가분들이 세계의 단면과 일상의 풍경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계시는지 함께 살펴보고 공감할 수 있어 심사의 전 과정이 무척 즐거웠습니다.
개인마다 이미지를 포착하고, 수집하고, 때로 기획하고 가공하는 태도와 숙련도, 쟁점 설정에 있어 제법 격차가 있기도 했지만 먼 거리에서 살펴보면 결국 재난과 참사의 시대를 온 몸으로 부대끼며 살아내고 있는 세대의 고단한 마음과 파편화된 세계의 정경들이 공유된 관심사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아주 섬세한 몸짓으로 각자의 내면을 소중하게 들여다보고 기록하는 한편 세계의 불안하고 불편한 일면을 적극적으로 꺼내어 확인하고자하는 태도가 엿 보였습니다.
다수의 작업을 단계적으로 추려 나가는 과정에서 기성작가 못지 않게 사진, 영상 매체를 능숙하게 다루는 방법적 측면도 검토하였지만, 불필요한 상투성이나 제작 관성으로부터 스스로 탈각하고자 고민의 깊이와 전략의 신선함 또한 중요하게 보고자 하였습니다. ‘아마추어리즘’이 포괄하는 가장 긍정적 가치인 ‘참신함’의 의미가 어쩌면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미래 작가상은 말 그대로 다음 세대의 주역이 될 지 모를 오늘날의 젊은 작가들과 동행하고자 하는 의도를 갖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선정된 작품은 현재 가장 우수한 작업에 대한 조명이기 보다는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에 모호한 희망을 쏘아 올리는 현재적 합의이기도 합니다. 사진 부문에 선정된 세 분의 젊은 작가와 영상 부문에 선정된 두 작가 모두에게 축하를 전하며 남은 기간 동안 작가로서 의미있는 도약과 배움이 있기를 바랍니다. 작품을 출품해주신 모든 작가분들께도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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