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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회 다음작가전 – 정희승 / 부적절한 은유들

[전시일정]
2013년 7월 6일 – 8월 18일

[전시장소]
아트선재센터

11회 다음작가상 수상자로 지난 2012년 5월 공모를 통하여 정희승이 선정되었다. 정희승의 작업은 대상의 표면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 것, 잠재된 상황들, 배후에 감춰진 존재들에 대한 관심으로 집약되며 이러한 그의 시선은 배우들이 대본을 읽어가는 과정을 촬영한 (2009-2010)과 일상생활의 오브제를 촬영한 (2009-2012) 등의 시리즈에서 사진적 표면과 눈앞에 가시화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유를 이끌어내었다. 그리고 그가 함께 제출한 작업계획서에서는 이 두 시리즈를 이어나갈 깊이 있는 구상을 제시함으로써 스스로의 작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갈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11회 다음작가전과 다음작가選으로 발표되는 <부적절한 은유들>(2013)은 정희승이 지난 작업의 연장선상에서 사진과 대상의 내면성에 좀 더 깊이 있게 접근한 시도로 평가된다. 자신의 작업실과 식물원의 공간과 대상을 교차시키며 보여주는 이 작업은 그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매우 직접적인 사진적 태도를 바탕에 두고 있으면서도 그 단순함은 극단적인 복잡성을 생산한다.

본다는 행위는 명료하고 직접적인 감각이다. 보이는 모든 것은 존재하는 것이고 인간이 대상을 알기위한 가장 일차적인 방법은 시각을 통한 정보 수집이다. 때문에 우리는 시각의 연장이라 불리는 사진이 냉정하고 직접적인 전달 수단이라고 믿지만 실재 현실에서 시공간적으로 단절된 이 이미지들은 우리의 믿음 그 반대편에 자리한다. 정희승의 작품들이 위치하는 지점이 바로 이 부분이다.
우리가 그의 작품을 마주할 때 지극히 사진적인 방법으로 드러나는 대상들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지시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그 소통의 주체는 이미지가 아닌 바로 우리 스스로가 되고 각자의 개인적 경험 위에서 바라보고 느끼고 상상한다. 그리고 정답이라고는 존재하지 않는 이 의미 찾기의 숨바꼭질 속에 하나의 돌출점 – 파괴된 직립성이 있다. 이를 통해 우리의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제시된 대상들은 해석과 소통의 의지를 부축이고 동시에 사진적 당위성에 또 하나의 의문을 제시한다.

직접적인 지시성이라는 매체적 신화를 가진 사진을 이용하는 그의 작업은 오히려 아무것도 지시할 수 없다는 혹은 지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사진 속 대상과 ‘본다’는 지각행위에 모두 얽혀져 우리에게 텍스트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시각예술의 묘미를 일깨운다.

2013년 7월 박건희문화재단

[작품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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