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2011_ 김대민_어느 로인(露人)들ⓒ 김대민

붉은 방#02_pigment print_35.6x27.9_2011ⓒ 안종현

03. 2011_ 정겨운_텅ⓒ 정겨운

2011 미래작가상

■ 공모대상 – 전국 대학생 (학과 제한없음)
■ 공모시기 – 2011년 6월 7일 – 11일
■ 총응모자 – 110명
■ 심사위원 – 박영미(박건희문화재단 학예실장), 박현두(사진가), 송수정(사진기획자), 최광호(사진가)
심사 진행은 각 심사위원이 평가한 개별 점수를 취합하여 2차 심사 대상자를 선별하였고, 선정된 작품들을 대상으로 심층 논의를 진행.
■ 장학생 지원사항
– 3인을 선정하여 Canon EOS 5D Mark ll, EF 24-105mm f/4L IS USM 제공
– 전문 사진가에 의한 1:1 튜터링 및 마스터 튜터링 기회 제공
– 전시회 개최 및 작품집 발간

[수상자]
김대민 (서울예술대학 사진과 3학년) : 어느 로인(露人)들….
안종현 (순천대학교 사진예술학과 4학년) : 붉은 방
정겨운 (울산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부 3학년) : 텅

[시상식]
일시: 2011년 6월 27일 오후5시
장소: 캐논코리아 컨슈머 이미징 대회의실

[심사평]
1.
제출된 포트폴리오는 바로 우리 젊은이들이 사진으로 쓰는 작은 역사일 것이다. 그 안에는 소소하고 평범한 이야기들과 이 시대 젊은이라면 당연히 발언 해야 하는 사회적 이슈와 고민, 그리고 시각적 탐미 등 주제의 다양함이 충만했다. 특히 예전의 공모에 비해 포트폴리오의 완성도, 즉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테크닉의 세련됨과 시각적인 화려함은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사진가로의 첫 시도들이 좀 더 솔직했다면 하는 아쉬움도 숨길 수는 없었다. 유명 예술가의 시도를 반복하거나 시각적 ‘강함’을 추구하기에 앞서 이들이 쌓아가는 작은 역사가 좀 더 진솔한 걸음이기를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선정된 정겨운의 <텅>에는 일상적 사물과 공간을 바라보는 뛰어난 시각적 감각이 담겨 있었다. 비전공자로 다듬어지지 않는 사진적 접근이 있었기에 오히려 예민한 감수성들이 거칠게 시각화되었고, 이는 그의 솔직한 재능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날 것의 황홀함을 유지하면서도 장면과 장면을 이어가는 디테일한 세밀함에는 무질서한 혼돈과 아픔들이 텅하게 울게 펴졌다. 김대민은 <어느 로인露人들>에서 우리 사회의 구조 변화에 따라 중요한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는 실버타운에 집중하였다. 과장되지 않은 섬세한 시선이 한 공간의 시대적, 사회적 의미를 넘어 현대적 삶의 본질에 다가서고 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안종현의 <붉은 방>은 사회적 기능을 멈추고 재개발에 들어 선 집창촌에서 그 곳이 머금고 있는 사회적 의미와 인간의 기억을 예리하게 표현했다. 사진적 속성인 프레임과 다소 몽환적인 색상을 통해 인간적 소통과 관계의 가치, 그리고 공간의 의미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사실이 높게 평가되었다. 특히 김대민과 안종현의 작업은 다른 응모작에 비해 대상과 주제에 대한 집중도가 돋보였다.
이 심사를 통해 우리 사진의 젊은 기운과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었다. 결코 녹록지 않은 삶 속에서 자신의 시선과 중심을 찾아가고 있는 모든 지원자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아울러 세 명의 수상자들이 멘토 과정을 계기로 자신들의 작업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박영미, 박건희문화재단 학예실장

2.
2011년 미래작가상에 지원한 많은 작품들을 보며 최종 3인을 선정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각자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하려는 신예작가들의 작품들을 비교해가며 우위를 가르는 것이 조심스럽고 부담스러웠지만, 여러 차례의 심사과정과 다른 심사위원들과의 신중하고 다각적인 협의를 통해 가장 좋은 작업을 선보인 김대민, 안종현, 정겨운을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김대민의 <어느 로인露人들>작업은 사회의 커다란 관심분야로 자리잡고 있는 실버타운과 요양원이라는 공간을 작고 소박한 감정과 함께 독창적이고 세련된 시각으로 꾸준히 바라보고 있다는 면에서 높은 점수를 주게 되었습니다. 정겨운의 <텅>작업은 본인의 투명하고 여린 감수성을 주변의 사물들과 공간에 투영시켜 절망스럽고 힘겨운 감정과 함께 시적인 이미지로 승화시킨다는 부분에 높은 평가를 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안종현의 <붉은 방>작업은 사회와 소통되지 못하고 방치된 공간을 선택하여 본인만의 완성도 높은 표현방식으로 작업을 발전시켜, 자신과의 소통을 꾀하고자 했던 부분이 참신했으며 또한 큰 발전 가능성을 보게 되었습니다.
수상을 하게 된 세 명 외에도 좋은 작업들을 선보인 지원자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꾸준히 작업을 이어나갈 수 있는 끈기와 인내심이 뒷받침될 수 있길 바랍니다. 아울러, 몇 개월간의 멘토과정을 거쳐 전시를 하게 될 3인은 본인들의 참신하고 신선한 표현을 한 결 발전시켜 보다 발전된 작업들을 만들어 나가길 바랍니다.

박현두, 사진가

3.
처음 응모작들을 보았을 때,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젖힌 기분이었다. 모든 작업들이 예상보다도 흥미로웠고, 그것은 심사위원들에게 사진의 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는 설레는 경험이었다. 특히 안정감 있는 테크닉, 프린트의 완결성 등 상당수 포트폴리오가 형식적 세련미를 갖춘 점은 매우 놀라웠다. 그럼에도 젊은 세대만이 지닐 수 있는 신선한 문제의식이나 파격적인 주제가 많지 않다는 점이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마도 멘토로 삼을 만한 선배 세대 작업이 예전보다는 풍요로워진 근래 분위기가 역으로 젊은 세대의 모험심을 덜 자극한 것은 아닌지 짐작을 해본다.
김대민의 <어느 로인露人들>은 다소 진부하게 흐를 수 있는 노인 문제를 절제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풀어나간 세련된 연출법이 돋보였다. 사진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차가운 듯하면서도, 프레임 구석구석에서 따뜻한 시선을 발견할 수 있는 점도 반가웠다. 정겨운의 <텅>은 풍부한 감수성과 강한 심리 묘사를 통해 작가로서 지녀야 할 내적 깊이를 드러낸 점에서 많은 공감대를 끌었다. 끝으로 용산의 철거된 집장촌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기록한 안종현의 <붉은 방>은 일관성 있는 흐름과 특유의 색감, 예리한 관찰력으로 문제적 공간을 서정적으로 품어냄으로써 주제를 향한 작가의 애정과 긴장감을 짐작케 했다.
더 많은 작업들을 수상할 수 없는 점이 지금도 미련으로 남는다. 특히나 쉽지 않은 심리적 문제를 세련되면서도 밀도 있게 풀어낸 강다영의 <기억의 두께>, 이미지와 텍스트의 절묘한 결합으로 현실 사회를 신선하게 풍자한 이미리의 <서울의 경험>은 지금도 여전히 눈에 밟힌다. 순위를 매길 수밖에 없는 상의 한계를 감안하고, 더 긴 생명력으로 호흡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이번 상에 응모한 모든 미래 작가들의 수고와 정성에 아낌없는 박수를 드린다.

송수정, 사진기획자

4.
내가 나를 주장하고, 그 주장이 나를 새롭게 하여 내가 나를 감동하게 하는 것.
그 감동이 나를 거듭나게 하고, 용솟음치는 샘같이 나의 삶을 새롭게 하는 것.
나의 삶이 정화 되어지는 것을 즐기며, 그 즐거움이 있어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것.
내가 이렇게 생각하고 느끼고 살아있음을 주장하는 것.
자기다운 독창성이 살아 숨쉬고 완성도까지 갖춘다면 최상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심사에서 내가 눈 여겨 본 것은 완성 되어진 작품이 아니었다. 대학생이기에, 젊음의 끼가 가득 담긴 새로움으로, 스스로의 즐김을 추구하는 모험심이 얼마나 담겨 있나 하는 것이었다. 대학생이기에 젊음을 사진으로 만끽한 사진들을 맛보고 싶다는 기대감이 평창에서 서울로 향하는 차 안에서 나를 즐겁게 자극했다. 그런데 대학생만이 가질 수 있는 감성과 느낌으로 다가가기 보다는, 완성도를 추구하는 작품이 많아서 심사하기 쉽지 않았다.
일차로 사진을 고르고 두 번째로 정리된 사진을 보면서 심사위원 모두가 고심하고 고심했다. 각자의 주장이 작품 속에서 얼마나 자기답게 표현되었는지 심사 숙고한 끝에 다시 10여명의 작품들이 최종 선택되었다. 최종 심사에 오른 작품들은 모두가 훌륭한 사진들이어서 마지막까지 심사위원들은 진통을 겪었다.
대상 선정 심사 기준은 지속적으로 작업을 하면서 훗날 당당한 사진가로 남을 수 있는 작품인가 하는 점이었다. 나는 이번 미래작가상 공모전이 기회가 되고 자극이 되어서 훗날 정상에서 함께 만나 신나는 사진을 찍는 그 날을 기대하고 싶다. 열심히 작업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최광호, 사진가

[튜터 명단]
마스터 튜터 | 구본창 (사진가, 박건희문화재단 이사장)
이론 튜터 | 박영미 (박건희문화재단 학예실장)
1:1 튜터 | 노순택(사진가), 박현두(사진가), 최광호(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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