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the site For workers ⓒ김영경

14-untitled, digital print, 90x126, 2015신도시 ⓒ이택우

01접점 A ⓒ홍지윤


2015 미래작가상

■ 공모대상 : 전국 대학생 (전공 제한 없음)

■ 공모시기 : 2015년 8월 17일(월) – 21일(금)

■ 총응모자 : 99명

■ 심사위원
박천남 (성남아트센터 전시기획부장)
장지아 (설치미술가)
정희승 (사진가)
최연하 (전시기획자)
고영준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주) 프로솔루션파트 차장)

■ 지원내용
– Canon EOS 6D와 EF 24-105mm f/4L IS USM을 각 수상자에게 수여
– 심사위원회에서 추천한 사진가와의 튜터링 및 마스터 튜터링 제공
– 전시 및 작품집 출판

[수상자]
김영경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공연영상창작학부 사진전공 3학년) : the site For workers / 튜터 : 변순철
이택우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조형예술전공 2학년) : 신도시 / 튜터 : 정희승
홍지윤 (상명대학교 사진영상미디어학과 3학년) : 접점 A / 튜터 : 구성연

[시상식]
일시: 2015년 9월 17일 오후3시
장소: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대회의실

[심사평]
1. 박천남
전체적으로 ‘쨍한’ 사진보다 ‘짠한’ 사진이 많았다. 젊은이들이 살아내는 작금의 현실이 마냥 녹록하지 않다는 반증일 것이다. 기성 못지않은 완성도와 호흡을 보인 작업을 두고 고민했으나, 피사체와 촬영 당시 상황에 뜨겁게 반응한, 흔들리는 속심을 솔직하게 끄집어낸 작업에 점수를 주었다. 무엇보다 셔터를 누르기 전의 상황과 대상을 작가가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였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른바 찍은 ‘사진’보다 찍은 ‘사람’의 심사(心思)를 곰곰이 살핀 셈이다.
마음의 눈을 들어 지켜본 분명한 현실과 렌즈의 호흡을 과감하게 길항시킨, 솔직한 앵글이 많았다. 저마다의 떨림을 솔직하게 보여 주었고 개성 있는 호흡과 정해진 프레임 밖으로 과감히 뛰쳐나간 일탈의 시선이 인상적이었다. 뷰파인더로 들여다 본 세상, 대물렌즈로 잡아낸 광학적 세상보다 작가의 내면을 향해 열려 있는, 대안렌즈에게 허락한 다양한 심박동을 강조한 작업을 다수 만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수상자 명단에 들지 않은 응모자들의 작업 중 한 두 점씩을 추려내어 ‘낙선전’을 연다면 나름 색다른 자리가 될 것이다.

2. 장지아
2015 미래작가상에 제안한 학생들의 작품들은 다소 작품의 격차가 느껴졌었다. 이것은 단지 사진적 퀄리티에 맞는 시각적 결과물로의 차이가 아니라 본인이 다루는 매체에 대한 개념적 이해부족이 결과물의 차이를 만들어낸 것은 아닐까 싶다.
더러는 그것이 훌륭한 작품이 아니더라도 사진이 가지고 있는 특성과 한계와 가능성을 이해하고 본인의 사적 경험을 토대로 작업한 결과물들이 설득력 있게 보여졌다.
현대미술을 하는 작가의 입장에서 ‘미래작가상’은 작가로서 완성된 이들의 다른 어워드들과는 다른 관점으로 보고싶었다. 20대의 시각과 감수성, 용기와 태도, 작품을 통해 내가 남과 다름을 드러내려는 의지들이 기성의 우리와 대면할 가장 큰 힘이라는걸 아직 그들은 모른다. 미숙함은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라고 보고 그들의 나이에 맞는 어법에 귀 기울이고자 했다.
홍지윤은 작품스테이트먼트부터 기존형식을 깬다.
스테이트먼트는 작품을 설명하기 위한 보조적인 글이 아닌 작품의 일부로 존재한다.
사진을 단순 기록의 차원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작업의 프로세스를 통해 진행해가는데 지정된 칼라(붉은, 검붉은, 선홍색.. 이 아니라 색상환의 고유번호를 지정한 듯 구체적이다)에서 촉발되는 씬을 상상해내고 사진으로 연출하며 색상과 사진이미지를 병치한다.
스펙트럼을 제한한 확고하게 지정된 색상면은 홍지윤의 상상안에 있는 모호한 상황이나 분위기, 추상적 언어로 연결하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행위의 내용, 소통으로써의 언어가 가지고 있는 구체성과 칼라라는 추상성의 역할을 바꾸어 놓는 실험적인 작업이다.
이택우의 작업은 덤덤하다. 이미 설정된 도시에 대한 관념을 카메라에 대입 시키는 것이 아니라 내 눈앞에 보여지는 것을 발견해 가고 들여다보려는 태도가 사진에 담겨있다. 그렇기 때문인지 그가 다루는 신도시 풍경은 원경으로의 도시풍경, 그 흔한 높은 빌딩이 한 채도 나와있지 않다. 도시에서의 스펙타클이 빠져버리고 스테인레스의 반짝거림, 공간의 그리드로 보여지는 거대함도 없다.
그 공간을 거닐며 매번 스쳐 지났던 엑스트라의 사물들, 틈새들이 주인공이 되어 이택우가 말하는 ‘언어로 포착되지 않는 도시 이면의 감각들’로 시각화 된다.
김영경의 사진을 보면 유머러스함에 웃음이 나다가 세상에 고정된 무언가에 벗어나려는 태도가 보여져 숙연해진다. 건물공사현장을 연출없이 촬영하되 현장을 무대로, 인부들을 배우로 설정해서 찍은 사진들이다. 이 사진 속의 연극은 희극이다. 그러나 관객으로 하여금 웃음만 자아내는 것이 아니라 소시민의 삶을 배경으로 다룬 희극처럼 희노애락을 다 담고 있다. 무엇보다 대상화하지 않고 상상계안에서 대상을 다시 보겠노라는 태도가 좋다. 아직은 사진적으로 부족함이 있고 더 심화해서 컨셉을 끌고 가야 할 것이지만 ‘미래작가상’ 의 튜터 프로그램을 통해 보안될 것이고 김영경의 이후 작업들을 기대하게 된다.

3. 정희승
이번에 미래작가상 사진포트폴리오 심사를 처음으로 경험하면서 좋은 사진을 평가하는 기준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99개의 다양한 포트폴리오 가운데 다수의 작업들이 기술적인 측면과 프레젠테이션에 있어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었고, 성숙한 태도를 지닌 작업들이 많아서 나 역시 작업하는 한 사람으로써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이번 심사에 있어서 나는 좋은 작업의 적절한 평가기준을 설정하고 작업이 그에 부합하는지를 판단하기 보다는 그 많은 포트폴리오중 내게 특별히 흥미로운 작업들을 직관적으로 선택하고 그 작업들이 어떤 요소로 인해 99개의 포트폴리오중 살아남는가를 역으로 판단해 보았다. 결과적으로 살아남은 작업들은 공통적으로 개인성과 자신의 고유한 기질을 대상에 투영하고 그것을 예민하게 도려낸다. 이미지는 지각과 생각의 변증법적 결과물이다. 관습적이고 학습된 사고는 독창적인 이미지를 만들기 힘들다. 정직함과 집요함, 그리고 끊임없는 의심이 요구된다. 공사장의 드레스코드를 주제로 만든 김영경의 작업은 앞서 나열한 조건들을 모두 충족시켰다. 그의 사진과 스테이트먼트는 다소 거친 에디팅에도 불구하고 주제의 독창성과 진지한 작가적 태도로 인해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고, 많은 잠재력을 지닌 작업임을 증명하였다. 이택우의 작업은 친숙하지만 언어화되기 힘든 감각들을 숙고하며 신중하게 만든 사진들이다. 이러한 그의 사색적인 이미지들은 매일 막대한 양의 이미지를 손쉽게 생산하고 소비하는 시대에 사진이 예술로서 갖춰야 할 미덕을 지닌 정제된 작업이라고 보았다. 홍지윤은 파편적인 서사와 이미지의 관계를 개인적인 언어로 탐구하는 작업을 보여주었다. 사진이 글보다 조금 덜 예민한 것은 아쉬웠으나 가능성을 보여주기엔 충분하였다.
끝까지 살아남은 세명의 생존자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
본격적인 게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4. 최연하
한국의 사진학도(작가를 지망하는 대학생)들을 위한 지원 제도가 희박한 가운데 시행된 <미래작가상>이 벌써 9년차가 되었다. 그 동안 39명의 수상자를 내었다고 한다. 역대 수상자들의 작품 활동을 보며 이 상의 힘과 가능성을 가늠해보게 된다. 특히 시상/수상에만 그치지 않고, 전문 사진가의 1:1 교육을 거쳐 전시회와 작품집 발간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결과 중심의 시상제도에서 벗어나, 작가로서의 새로운 모색/시작을 하게 되는 심도 깊은 여정이기에, 사진 상 제도의 이상적인 모델이라 생각된다. 2015 <미래작가상>에 출품한 포트폴리오를 심사하며 동시대 대학생들의 다양한 시각과 고민의 지점들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나와 가족, 나와 학교, 나와 사진, 나와 시간, 나와 사회 그리고 나와 나를 둘러싼 이야기는 사진뿐만 아니라 예술창작을 하는 많은 창작자들의 공통된 화두일 것이다. 대학생들 중 사진을 미디엄으로 하는 작가 지망생들의 고민도 대개 정체성과 사진의 본질을 향한 질문들이 많았다. 고민의 경중은 타자가 잴 수 없는 각자의 고유한 무게이고,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특별한 영역이기에 이번 심사에서 표현의 독창성과 튜터링 과정에서의 발전 가능성, 그리고 작가의 의도가 잘 반영된 포트폴리오를 염두 하게 되었다. 그 중 김영경의 ‘the site For workers’는 도시 곳곳의 공사장에서 벌어지는, 하지만 무심히 지나칠 수밖에 없었던 현장의 이면을 매혹적으로 보여줬다. 그간 많이 볼 수 있었던 재개발 지역의 표상에서 벗어난 낯설고 날 것의 이미지였다. 텍스트와 이미지, 칼라를 조형적으로 연결한 ‘접점A’의 홍지윤은 칼라의 전형적인 상징코드를 해체하고 재조합하는 과정에서 텍스트/이미지의 접점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택우의 <신도시>는 이제는 구도시가 되버렸지만, 한 때는 ‘신도시’라 불렸던 도시 공간에 숨어 있는 단면을 제시했다. 프레이밍의 긴장감과 중성화된 칼라가 돋보였던 작품으로, 어느 도시에나 있지만 잘 볼 수 없었던 배면의 풍경을 밀도 높게 보여준 포트폴리오이다. 수상의 여부를 떠나 완성도가 높은 작품과 이미 기성의 작가들보다 치열한 고민을 보여준 포트폴리오도 많았다. 수상자에게는 박수를, 그리고 힘든 가운데 포트폴리오를 접수한 많은 대학생들에게 더욱 힘찬 박수를 보낸다.

5. 고영준
2015년 미래 작가상에 선정되신 세분에게 먼저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젊은 작가 지망생들의 작품에서 창작의 고민과 열정을 엿볼 수 있었던 심사였습니다. 올해는 수상작들을 선정할 때 몇 가지 나름의 기준을 세우고 참여를 했었습니다. 첫 번째는 트랜드를 쫓지 않는 새로운 시선. 두 번째는 완성형 작가보다는 앞으로의 작업이 더 보고 싶은 작가의 작품, 세 번째는 사진을 통해 들어나는 주제의 명확성을 중점적으로 체크했습니다.
이번에 선정된 김영경, 이택우, 홍지윤 학생의 작품은 완성도 보다는 미래 작가를 뽑는 행사의 취지에 가장 잘 부합하는 작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영경 학생의 작품 “The Site for workers” 는 공사중인 건물을 무대 삼아 일하는 인부들을 배경의 일부가 아닌 주인공으로 끌어낸 작품입니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낯익은 풍경들에 또 다른 생명력을 불어 넣은 흥미로운 사진들 입니다.
이택우 학생의 작품 “신도시” 는 사람들이 빠져나간 재건 축 공간을 가로사진이 아닌 포트레이트 형식의 세로 사진으로 담아낸 작업 이었습니다. 각각의 사진에는 주인을 잃고 의미와 생명력을 잃은 사물들이 작가의 독특한 시선으로 담겨 있어 낯익으면서도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홍지윤 학생의 “접점 A” 는 각각의 색상이 나타내는 기표에 작가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개념을 사진으로 작업한 작품 입니다. 각 색상이 작가 안에서 발화 하면서 생겨나는 자의식을 이미지화 하는 작업은 앞으로의 작업을 기대하게 하였습니다.
앞으로 튜터링을 거쳐서 발전하게 될 세분의 작업들이 기대 됩니다. 초심을 잃지 않는 열정적인 활동을 기대하겠습니다.

[마스터 튜터]
구본창

[1:1 튜터]
구성연, 변순철, 정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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