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_002784혼(魂)의 풍경 ⓒ김범학

01<약한 연결> ⓒ박동균

Anonymity_Invisible_Beings_현승우 ⓒ현승우

2017 미래작가상

■ 공모대상 : 전국 대학생 (전공 제한 없음)

■ 공모시기 : 2017년 8월 28일 – 9월 8일

■ 총응모자 : 120명

■ 심사위원
박형근 – 사진가
이일우 – 전시기획자
정연두 – 미디어아티스트

■ 지원내용
– Canon EOS 6D Mark II + EF 24-105mm f/4L IS II USM를 각 수상자에게 수여
– 사진가와의 마스터 튜터링과 1:1 튜터링
– 전시 및 작품집 출판

□ 수상자
김범학 (순천대학교 사진예술학과 4학년) ‘혼의 풍경’ / 튜터 : 정연두
박동균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조형예술전공 4학년) ‘약한 연결’ / 튜터 : 박형근
현승우 (중부대학교 사진영상학과 3학년) ‘Anonymity : Invisible Beings, 익명성 : 보이지 않는 존재들’ / 튜터 : 이일우

□ 시상식
일시 : 2017년 9월 28일(목) 오후4시
장소 :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대회의실

□ 심사총평
‘2017미래작가상’ 공모에 제출된 120명의 포트폴리오는 이 시대 예비작가의 신선한 발상과 다양한 시각적 표현법을 보여주었다. 타자에 대한 인식 ∙ 역사 ∙ 기록 ∙ 공간 ∙ 오브제 등 다각적 관심에서 출발한 작업은 표현에서도 전통적 사진기법 ∙ 디지털 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 등 다양한 기법으로 완성되었다. 현대미술의 매체로서의 사진이 보여줄 수 있는 실험적 사고와 시각화는 심사위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에 충분했으며, 사진 한 장에서 출발하여 포트폴리오로 완성되기까지의 예비작가들의 깊은 고뇌와 뜨거운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심사 방법은 각 심사위원이 포트폴리오와 작업 노트만을 자세히 검토하여 우수한 포트폴리오를 추천하고, 추천된 포트폴리오를 대상으로 심사위원 전원이 토론하여 최종 수상자 3인을 선정했다.

김범학의 <혼의 풍경>은 역사 속 동족상잔의 아픔의 현장인 제주도와 지리산을 걸으면서 기록한 작업으로 삶과 죽음을 이미지로 표현했다. 강렬한 명암이 대비되는 흑백 이미지에서 잊혀서는 안된다는 청년의 의지가 수십 년의 세월을 넘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박동균의 <약한 연결>은 사물의 물질성과 언어로 표현 불가능한 감각에 주목한 작업이다. 이 작업은 세 가지 방식을 갖고 있다. 첫 번째는 흔히 주변에 있지만, 눈에 띄지 않는 다양한 사물들을 촬영하였고, 두 번째는 사물을 작업실에 들여와 연출하여 기록하였으며, 세 번째는 사물을 디지털 가상공간에서 재구성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기록 ∙ 연출 ∙ 시뮬레이션의 세 가지 접근법을 통한 사물과 언어 사이의 유약한 관계에 대한 작가의 관심은 사물을 새로운 이미지로 재생산해 냈다.
현승우의 <익명성 : 보이지 않는 존재>들은 어느 시위 현장에서 느낀 주체성과 타자성의 관계를 흥미로운 형식으로 보여준다. 익명성을 통해 현실에서의 ‘나’에서 새로운 ‘나’로 탈바꿈하는 익명성의 폭력성을 사진 작업으로 드러냈다.

미래작가상에 응모해준 모든 예비작가에게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한다.

□ 심사평
1.박형근(사진가)
한국 현대사진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척도는 무엇일까? 올해로 11번째를 맞이한 2017 미래작가상은 그 어느 해보다 많은 120명의 지원자가 몰려 명실공히 당대 사진예술의 지형을 가늠케 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였다. 사진 스스로 사진을 참조하기 시작한 시대의 사진은 이전 시대의 사진들과 유사한 주제와 형식미를 보인다고 하더라도 이미 다른 플랫폼들과 유기적으로 연결, 확장시켜 나가는 매체로 기능한다. 이러한 상황은 지원작들의 경향에서도 반영되어 크게 세 가지 양상으로 나타났다. 첫 번째는 사진의 전통적인 매체 특성에 기반한 작업, 두 번째는 디지털 기술력을 활용하여 이미지 확장과 변형이 실행된 작업, 그리고 마지막으로 SNS를 비롯한 사회 통신망 속 세계가 현실과 교차되며 형성된 이미지를 바탕으로 제작된 작업이다.

지원작들 가운데 수작이 많아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세 명의 수상작을 선정하게 되었다. 김범학의 <혼의 풍경>은 우리 근현대사에 대한 인식이 돋보이는 작업으로 역사의 무대로 진입하고 있는 작가의 주관적 시선이 인상적이다. 이 시대의 아픈 사건을 계기로 하여 주체성과 타자성의 관계를 흥미로운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는 <익명성:보이지 않는 존재들>의 현승우, 그리고 사물들의 순차적 나열 속에 이미지와 재현성의 자의적 연결지점을 실험하는 야심 찬 이미지 생산자 박동균의 <약한 연결>이 본 상의 주인공이다.

2017미래작가상은 그간 어려운 한국사진 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예술의 길을 향해 나아가는 예술 학도들의 도전과 성취에 크게 기여하였다. 지원자의 개인 정보를 완벽하게 배제한 채 시행된 본 심사는 오직 지원 작품의 완성도와 잠재력에 대한 평가로 진행되었음을 밝힌다. 마지막으로 사진 한 장으로부터 완성된 포트폴리오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사진 언어로 이 세계의 다양한 지점과 접촉, 개입, 소통하려는 청년작가들의 고뇌와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2.이일우(전시기획자)
자유로운 창작과 발상을 시각화하고 있는 예비창작자들의 작업을 바라볼 수 있었던 ‘2017 미래작가상’ 심사는 오늘을 살아가는 미래작가들이 무엇을 고민하고 바라보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심사를 진행한 120여 명의 포트폴리오는 청년들이 지닌 동시대 사회, 문화적 환경들에 대한 연구와 비판이었으며 오늘날의 사진과 사진 매체가 제시하는 다양한 관점들과 이미지 생산에 주체적인 역할을 어떻게 소화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결과물이었다. 또한, 기록적 재현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한 사진의 정체성과 장르 간의 경계를 넘어 개인이 사유하고 경험하는 사회, 문화, 공간, 타자에 관한 인식, 상상력 등을 적극적으로 사진 이미지로 재생산하는 창작의 주체로서 오늘을 살고 있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래 작가로 선정된 3인의 예비창작자의 포트폴리오는 시대에 대한 인식과 한국사회의 성찰적 바라봄을 주제화한 작업에서부터 현대미술의 영역에서 사진을 통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실험적 사고를 창의적 표현으로 시각화한 작업들로 심사위원들의 기대와 부합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다수의 젊은 예비 작가들의 포트폴리오는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구성원으로서 시대의식을 반영한 창작의 결과물이기보다 오늘의 삶과 스스로에 대한 애정을 기반 한 작업들이 많았고 다양한 시대적 담론생산과 개념적 사고에 대한 깊은 고민보다는 기록성에 기반한 주제의 획일적 재해석과 바라봄을 담고 있어 아쉽기도 하였다.
미래작가로 선정된 3인의 예비창작가에게 축하와 2017 미래작가상에 응모해준 친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3.정연두(미디어아티스트)
김범학 – ‘혼의 풍경’
2018년은 3만 8천여 명의 희생자를 냈던 제주도 4.3 사건이 있은지 70년이 되는 해이다. 한국 근대 역사 속 비극적 순간들은 기나긴 시간 속에 사람들의 기억으로부터 잊혀져 가고 있다. 사진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기록’은 그동안 각기 다른 이념을 가진 이들에 의해 왜곡되고 해석돼 왔다. 기록의 중요성은 보는 이들에게 해석의 가능성을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4.3의 희생자들과 그들의 자손들은 ‘빨갱이’라는 이념의 테두리 안에서 최근까지 우리 사회 속에서 차별받아 오고 있었다. 지금도 군경 자손들이 만드는 ‘토벌비’는 희생자 자손들이 만드는 ‘위령비’와 함께 제주도에 존재한다. 이는 지금 한국 사회에 양존하는 입장의 차이를 여실히 드러낸다.
대학을 다니는 젊은 작가 김범학의 작품은 이런 관점을 가진 내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본인보다 두 세대를 거슬러가는 이야기에 시선을 맞추고 표현에 고민을 하는 태도는, 최근 대학생들에게는 흔히 볼 수 있는 그것이 아니었다. 지난해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보인 진보와 보수의 이념 대립에서 보듯이, 과거는 어떠한 형태로든 현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를 어떻게 바라보고 표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곧 ‘현재를 어떻게 기록할까?’ 하는 사진의 대안적 역할을 고민하는 행위이다. 그의 강렬한 명암 대비 속 자연의 모습은 어둠 속에 묻혀 잊혀져가는 과거의 희생자들의 모습과, 왜곡되어 빛나는 가해자들의 전공(戰功)이 강렬히 대비되어 나타나는 현재의 풍경들을 연상시켰다.

박동균 – 약한 연결
작가 박동균의 작품은 세 종류의 작업 방식을 착안하여 관점에 따라 다르게 표현했다는 점에서 작가로서의 고민을 읽을 수 있었다. 이미지, 관점, 매개체와의 연결 고리를 찾아가는 모습은 보는 이들에 따라 달라지는 가시화된 하나의 사건을 가지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해석해온 우리의 모습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세 가지 다른 조형적 개념을 풀어냈던 관점이 신선하고 아직 본인의 작업이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관성을 유지하며 세 가지 방식으로 풀어낸 것은 어려운 일 중 하나인데 잘 풀어내었다.

현승우 – Anonymity : Invisible Beings (익명성 : 보이지 않는 존재들)
작가 현승우의 작품은 익명성이라는 고민을 시위 현장에서부터 가지고 들여와 개인의 이념인 듯 보이지만 그렇게 모인 집단의 모습 속에서 숨어 분열을 일으키는 인물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한다. 사디즘으로 드러나는 그들의 존재와 기사화되는 현실은 더 이상 익명과 사이버 공간이 아닌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보인다. 유희적인 방식으로 가볍게 다루지만 여전히 사진 속에서 초상과 사회 익명성을 보여주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 마스터 튜터
구본창

□ 1:1 튜터
박형근(사진가), 이일우(전시기획자), 정연두(미디어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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