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의 가소성 2012-2013
artist statement
작년 겨울에도 그의 기일을 기억해 내기 위해 메일 보관함을 열어야 했다. 마지막으로 받은 메일의 날짜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렇게 반복하는 게 2000년부터인지, 2001년부터인지 잘 모르겠다. 그의 기일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화장터의 매섭던 바람은 온몸이 기억한다. 바람이 불면 온갖 상실감과 그리움이 덤벼들어 존재하지 않았던 사건들이 형상화되기도 하고, 기억에 없었던 기억이 소환되기도 한다.
비자발적인 망각과 기억은 축복과 저주의 경계를 넘나 든다. 자발적인 기억에서 한 번도 포착할 수 없었던 사건들이 때로는 비자발적인 기억의 순간에 맥락 없이 들이닥치기도 한다. 이는 현재의 감각과 과거의 감각 사이에 어떤 동일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기억은 그것을 떠올리는 시점에 물질적인 세계와 분절되어 관념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기억은 신체를 통해 경험할 수 있는 장소를 획득하기에 몸과 불가분의 관계이다.
“외력에 의해 변형된 물체가 그 힘이 제거 되어도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지 않고 영구 변형을 남기는” 가소성처럼, 변형될지언정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 있다. 이러한 기억의 특성을 (특수)분장이라는, 역시 조작적이고 인위적인 프로세스를 통해서 개인이 가지고 있는 내밀한 기억이나 트라우마를 시각화하였다. 분장은 무속과 주술에 뿌리를 둔 것으로, 가면보다 내적으로 훨씬 밀착된 자기표현이다.
참여자를 구하기 위해서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이십 대 남·여 지원자를 모집했다. 입시와 취업이라는 필사의 승부를 겨뤄야 하는 현시대 이십 대들의 공통적인 기억과 상처가 있을지 궁금했다. 촬영을 하기 전에 ‘죽도록 미운 당신에게’, ‘그 날의 나에게’ 중, 한 가지 주제를 선택해 편지 형식의 글쓰기를 제안했다.
누군가에게 발송할 목적은 아니다. 부모에게, 친구에게, 연인에게, 혹은 자신에게 편지를 쓰면서 그들만의 특별한 시간과 조우했을 것이다. 편지를 쓴 후 카메라 앞에 앉은 참여자들은 여전히 어떤 시간에 머물러 있는 듯했다. 개별 작품의 제목은 사진 속 주인공이 쓴 글에서 발췌한 것이다.
한경은, Han Kyungeun
[개인전]
2017 몸의 귀환, KT&G 상상마당, 서울
2014 기억의 가소성, 프로젝트 스페이스 The Room(토탈미술관), 서울
[단체전]
2017 사진 미래色 2017 Invisible Vision, 고은사진미술관, 부산
2016 사진적 카이로스 ‘묵정墨井’, KT&G 상상마당 춘천 아트센터, 춘천
2016 자아내다, 기억의 가소성, 한국미술관, 용인
2015 Lies of Lies: On Photography ‘invisible vision #1 #2’, Huis met de Hoofden, 암스테르담, 네덜란드
2015 거짓말의 거짓말 ‘Invisible vision restoration and balance’, 토탈미술관, 서울
2014 Art of Heungkuk 움직이는 갤러리 ‘위버멘쉬’, 흥국생명, 선화예술문화재단, 서울
2014 Photography Unknown 기억의 가소성, 아트스페이스J, 성남
2013 TRIALOG, Untitled, 주한독일문화원, 토탈미술관, 서울
2013 The Show must go on Singapore Untitled, Praxis Space, ICAS, 싱가포르
2013 RoadShow 2013 백령도 인천 ‘심(沈)의 위기와 회복’, 토탈미술관, 서울
2013 사진과 사진 ‘묵정墨井’, KT&G 상상마당, 서울
2013 사진 미래色 2013 ‘묵정墨井’, 고은사진미술관, 부산
2012 homo empathicus ‘묵정墨井’, 브레다미술관, 브레다, 네덜란드
2009 2009 플랫폼 인 기무사 ‘Voice’, 아트선재, 서울
2008 거울 보는 약장수는 신파다 ‘나는 신파다’, 갤러리소굴, 서울
2006 해피퍼즐 해피퍼즐, Art Outside Gallery, 도쿄, 일본
[수상]
2016 제9회 KT&G 상상마당 스코프(SKOPF) 올해의 최종 작가 선정
2012 제5회 KT&G 상상마당 스코프(SKOPF) 올해의 작가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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