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에의 사유, 2014-2017
artist statement
The half of No.7
소나무 숲 너머 끝없이 철책선으로 이어진 해안의 경계에서 바다색만큼이나 푸르고 행복한 이들을 만났다. 환한 햇살 아래 시원스러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식장으로 걸어가는 신랑 신부, 그리고 함께 한 부모 형제와 오랜 친구들의 모습. 또 다른 바닷가에서는 이웃들이 소나무 숲 아래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는 한가로운 모습이 너무나 행복하고 평화로워 보인다. 그러나 이들의 행복한 장면 앞에는 불편하지만 평소 무심하게 보아 오던 철책선이 놓여 있다. 바다로의 접근과 조망을 제한하고, 해변의 출입을 통제하는 이 장치는 분단 이후 65년이 흐른 지금도 우리의 일상 속에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전부터 동해안은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낭만과 여가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이며, 해변의 출입을 제한하던 철책선이 걷어지고, 재개발이 한창이다. 경관이 수려한 몇몇 지역은 안보의 이유로 여전히 걷어지지 못한 채 남아있다. 여름철에는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제한적이지만, 한시적으로 출입문을 열어놓는다. 그 사이로 자유를 만끽하듯 바다를 찾는 사람들의 모습에선 불편함이나 군사시설이 주는 긴장감 같은건 보이지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관심은 경계지점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상들 중 분단 상황이 야기한 군사지대와 민간인의 삶이 교차하는 공간의 안과 밖의 현상들에 향하고 있었다. 군사시설의 새로운 형태와 자본의 이데올로기가 교묘하게 뒤섞인 경계의 모습을 보면서, 일상적인 삶과 현대사의 질곡이 겹쳐져 있는 이질적인 영역으로서의 물리적 경계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 보게 되었다.
‘보이지 않는 풍경
경계로의 작업이 점차 확장될수록, 분단과 경계에 대한 고민은 모호해지기만 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생겨난 여러 가지 의문점들을 풀기 위한 고민의 과정을 거치면서 경계의 이유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게 되었다. 물리적 경계가 조금씩 지워져 가는 세상에서, 경계에 대해 원론적인 고민을 해본다. 지난한 시간 동안 통제받아 익숙해진 공간에 길들여진 사고와 시선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경계를 의식했던 시선과 행동에는 작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경계선 주변의 시간은 여전히 더디게 움직인다. 변형되는 물리적 현실은 여전히 낯설며, 의식하고 있는 시선은 새롭게 형성되는 경계를 주시한다. 경계를 위한 장치들은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서 누군가를 경계하고 있다. 그래서 아직은 조금 더 경계에서 서성거릴 이유가 있는 것 같다.
김전기
[학력]
중앙대학교 대학원 사진학과 석사 졸업
[개인전]
2018 보이지 않는 풍경, 서학동사진관, 전주
2018 Borderline, B.cut갤러리, 서울
2017 경계에의 사유, 금천예술공장, 서울
2017 경계에의 사유, 강릉시립미술관, 강릉
2016 경계에의 사유, 갤러리 64, 안성
2014 보이지 않는 풍경Ⅱ, 동강사진박물관, 영월
2014 155miles, 프랑스문화원 Art Space, 부산
2013 보이지 않는 풍경, 갤러리이즈, 서울
[그룹전]
2018 강원도사진가展, 동강국제사진제, 영월
2017 강원도사진가展, 동강국제사진제, 영월
2016 서울사진축제 문래동 특별展, 스페이스나인, 서울
2016 사진적 카이로스, KT&G 상상마당 아트센터갤러리, 춘천
2016 일현 트레블 그랜트, 일현미술관, 양양
2015 사진 미래색, 고은사진미술관, 부산
2015 거리 설치展, 동강국제사진제, 영월
2014 사진 격정적 순간, 서진아트스페이스, 서울
2015 기억의 숲, 류가헌갤러리, 서울
2013 TRIALOG, 토탈미술관, 서울
2013 TRIALOG, 주한독일문화원, 서울
2012 155miles project, 동강국제사진제, 영월
2012 우리들의 시간, 이즈갤러리, 서울
[수상]
2016 개인전 시각창작 지원작가 선정, 강원문화재단
2014 SKOPF 한국사진가 지원 프로그램 – 올해의 작가 선정, KT&G 상상마당, 서울
2013 ‘베스트 포트폴리오’ 선정, 동강국제사진제, 영월
[작품소장]
KT&G 상상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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