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이야기, 1995
artist statement
“1995년 9월 28일, 약 3000여명의 광주 시민들이 금남로로 모여 들기 시작했다. 거리에는 이미 서너 대의 버스가 전복되어 있고 깨진 보도 불록들과 화염병, 그리고 곳곳에서 불길과 함께 시커먼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었다. 방독면과 방패 그리고 진압봉으로 무장한 군인들과 개구리 복을 입은 베레모의 공수 부대들이 탱크 앞에 포진하고 있다. 그에 비해 광주 시민들이 든 삽이나 곡괭이 그리고 몽둥이는 장난감처럼 보인다. 드디어 한 사나이가 버스 지붕 위로 나타나 확성기를 들고 외친다.
“시위하면서 웃지 마세요!”
하지만 뒤 쪽에 서 있는 고등 학생들이 어색한 듯 계속 키득거린다. 확성기 사나이 옆에 무거운 얼굴로 앉아 있던 감독이 누군가에게 지시를 내린다. 갑자기 장송곡처럼 가라앉은 영화 <꽃잎>의 주제가가 커다란 스피커를 통해 퍼져 나온다. 시위 군중들의 얼굴이 이내 무거워진다. 이젠 아무도 웃지 않는다. 하지만 감독은 여전히 못마땅한 얼굴로 또 다른 싸인을 보낸다. 갑자기 특수 효과 팀의 요란한 총소리가 고막을 울린다. 놀란 군중들이 마치 안네 프랑크처럼 겁에 질린다. 감독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확성기 사나이에게 싸인을 보낸다.
드디어 액션 싸인 떨어지고 카메라는 돌아간다. 확성기 사나이는 목이 터져라 외친다.
“여러분! 역사적인 그날을 기억합시다! ”
군중들이 서서히 흥분하며 앞으로 밀리기 시작한다.
마침내 영화가 시작된 것이다.”
도대체 이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연기를 한단 말인가? 이것이 내가 처음 가진 생각이었다. 하지만 영화쟁이들은 영리하다. 장엄한 음악으로 분위기를 잡은 뒤, 요란한 총소리 몇 방 그리고 폐 타이어를 태우는 불꽃과 검은 연기로이내 군중들의 흥분을 고조 시킨다. 나조차도 그들의 흥분 사이에서 마치 전쟁 사진가처럼 바짝 긴장을 했었다. 사실 나는 이날 촬영되는 영화 <꽃잎>의 포스터 사진을 찍기 위해 군중들 사이에 있었을 뿐이다. 나에게 사진을 맡긴 프로듀서는 너무 심각하지 않은 사진을 주문했다. 왜냐하면 이 영화가 5.18 광주 항쟁을 다루었다는 이유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꽃잎>을 심각한 정치 영화로 여긴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에서 심각한 영화는 절대로 흥행이 안 된다고 강조했었다.
공식적인 통계만으로도 5.18 광주 항쟁은 약 3000명의 사상자를 낸 한국 역사상 가장 심각한사건이다. 그런데 이를 영화화하면서 심각하지 않은 사진을 원하다니… 이젠 내가 심각해진다. 카메라를 들이대면 모두들 심각한 표정을 짖는다. 내가 요구하지 않아도 그들은 무조건 심각한 표정을 내세운다. 마치 이런 역사적인 영화에서 웃는 얼굴로 나오는 건 5.18 광주 항쟁을 모독하는 일이라고 여기는 것 같았다.
그들의 기세에 눌려 나 역시 저널리스트처럼 진지하게 그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는다. 하지만 얼마안가서 나는 무언가가 우습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아무런 의사의 교환도 없이 우리는 한 장에 가짜 사진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영화의 허구성과 사진의 사실성이 만들어 내는 뜻밖의 화학 작용이나에게 흥미를 유발 시켰다. 하지만 이 작업은 5.18 광주 항쟁을 찍은 것도 영화 <꽃잎>의 제작 과정을 찍은 것도 아니다. 다만 5.18광주 항쟁이라는 무거운 진실과 그것을 영화화하는 가벼운 허구의 과정 속에서 부조리한(Absurd) 모습을 보여 주는 군중들의 갈등이 나의 관심을 끌었던 것 같다. 아마도 내가 느낀 진실이 있었다면 그건 “사진적인 진실(Photographic Truth)”이 아니었을까?
영화 <꽃잎>은 5.18 광주 항쟁의 소용돌이속에서 엄마를 잃고 정신 이상이된 꽃잎이라는 한 소녀와 이 소녀를 자신의 성적인 재물로 삼은한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5.18 항쟁의 정치적인 상황을 은유한 영화입니다.
-장 선우 감독/1995년 개봉.
이 사진들은 영화 <꽃잎> 속에서 가장 대규모의 시위로 묘사 됐던 “금남로 항쟁” 장면 때 만들어졌습니다.
오형근, Oh Heinkuhn
1963 출생
현재 계원예술대학교 사진예술과 교수로 재직
[학력]
1993 M.F.A. 오하이오 대학 예술 대학원 졸업 순수사진 & 영화 전공
1988 B.A. Brooks Institute of Photography 졸업
[개인전]
2012 중간인(中間人), 아트선재센터, 서울
2012 중간인(中間人), 고은사진미술관, 부산
2011 Girl s Act, 인카메라갤러리, 파리, 프랑스
2011 Portraying Anxiety, 트렁크갤러리, 서울
2009 Hein-kuhn Oh, 미키윅킴갤러리, 취리히, 스위스
2008 소녀들의 화장법, 국제갤러리, 서울
2004 少女演技, 일민미술관, 서울
1999 아줌마, 아트선재센터, 서울
1993 오형근 사진 ․ 영화, 최갤러리, 서울
1991 Uncertain Presence, 시그프레드갤러리, 에슨스, 미국
[그룹전]
2015 Dicht op de huid (Close to the Skin), 프리즈미술관, 러워든, 네덜란드
2015 Seoul Vite, Vite, 릴3000 아트페스티벌, 릴, 프랑스
2014 Biennale Archive Special Exhibition, 부산비엔날레 특별展, 부산
2013 Photoquai 4th Biennial, 뮤지드꽈이브랜리, 파리, 프랑스
2013 Beyond the Silk Road, 탁심갤러리, 이스탄불, 터키
2013 Real DMZ 프로젝트, DMZ, 철원, 강원도
2013 Beyond Face, 조디악갤러리, 오마하, 미국
2013 Who is Alice?, 스빠지오 라이트박스, 베니스, 이탈리아
2013 그날의 훌라송, 고은사진미술관, 부산
2012 Hidden Track,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12 Being Political Popular, 캘리포니아대학교 아트갤러리, 미국
2012 몽유 마술적 현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11 Believing is Seeing, 에프포토갤러리, 웨일즈, 영국
2011 Korean Rhapsody, 리움 삼성미술관, 서울
2011 New Photography in Korea II, 갤러리파리베이징, 북경, 중국
2010 Chaotic Harmony, 산타바바라미술관, 산타 바바라, 미국
2010 A Positive View, 소머셑하우스, 런던, 영국
2010 Man Ray and His Heritage, 서울 시립 미술관, 서울
2010 경계에서 대림 미술관, 서울
2010 On the Cutting Edge-Aspects of Korean Contemporary photography, 타이페이현대미술관, 타이페이, 대만
2009 Chaotic Harmony, 휴스턴미술관, 텍사스, 미국
2009 마스크, 동강 사진 미술관, 영월
2009 오디세이-한국 현대 사진전, 예술의전당, 서울
2008 Deadpan, 더제임스갤러리, 뉴욕, 미국
2008 Correspondence, 선재아트센터, 서울
2007 한국 현대 사진 10인 전, 한미사진미술관, 서울
2007 Activating Korea, 고벹부르스터갤러리, 뉴플라이머스, 뉴질랜드
2007 Elastic Taboo, 비엔나쿤스트할비엔나, 오스트리아
2007 Raised by wolves, 오스트레일리아 웨스턴퍼스아트갤러리, 오스트레일리아
2006 Somewhere in Time, 아트선재선터, 서울
2006 제1회 대구 사진 비엔날레,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2006 사춘기의 징후, 로댕갤러리, 서울
2005 Secret beyond the door, 51회 베니스 비엔날레-한국관, 베니스, 이탈리아 / Fast forward, 포토그라피 포름갤러리, 프랑크프르트, 독일
2005 1945년 이후의 한국사진, 마로니에미술관, 서울
2004 미술 밖 미술,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04 다큐멘트 – 사진 아카이브의 지형도,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03 한국 패션 사진전, 대림미술관, 서울
2002 Image.Korea, 예술의전당, 서울
2002 도감전 II, 演藝演技學院, 스페이스사진, 서울
2002 우선 멈춤, 제 4회 광주 비엔날레 프로젝트 3, 광주
2002 도감전 I 女高生, 스페이스사진, 서울
2001 사진 영상 축전, 가나아트센터, 서울
2000 헤르텐 국제 사진展, 헤르텐, 독일
2000 After time, 하우아트갤러리, 서울
2000 일상과 서사, 보다갤러리, 서울
2000 한국 현대 사진가展, Fotofest 2000, 윌리엄타워즈갤러리, 휴스톤, 텍사스, 미국
1999 Seoul Alive: through the eyes of photographers, 코뮨네일갤러리, 베를린, 독일
1998 90년대 미술의 정황展, 엘렌킴머피갤러리, 서울
1998 Site of Desire 慾望場域, 타이페이비엔날레, 타이페이현대미술관, 대만
1997 異化와 同化, 시카고현대사진미술관, 시카고, 미국
1997 Contemporary Asian Photography, AOI 갤러리, 뉴욕
1997 표현할 수 없는 것의 표현, 포스코갤러리, 서울
1996 서울 사진 대전,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1996 생활의 발견, 서남미술관, 서울
1996 세 개의 눈, 갤러리살, 서울
1996 격동기(激動期)의 아시아, 동경도사진미술관, 도쿄, 일본
1995 싹, 아트선재미술관, 서울
1994 New Wind of Korean Photography, 가디언가든갤러리, 도쿄, 일본
1993 한국 현대 사진의 흐름, 예술의전당, 서울
1993 자아와 전체의 접점에서, 워커힐미술관, 서울
1992 11월 한국 사진의 수평전,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1992 Uncertain Presence, 미드타운 Y 갤러리, 뉴욕, 미국
1992 Selected Works 92, 아이갤러리, 샌프란시스코, 미국
1991 Art changes, 로베르타큔갤러리, 콜럼버스, 미국
1991 Alternative 90, 시그프레드갤러리, 에든스, 오하이오, 미국
[작품집]
2012 Middlemen, 이안북스
2011 Hein-kuhn Oh’s Portraits, 동강사진미술관
2010 Unfinished Portrait, 한미사진미술관
2010 Cosmetic Girls, 국제갤러리 & 이안북스
2005 Girl’s Act, 다빈치출판사
2004 소녀연기, 다빈치출판사
2003 도감전, 푸른세상출판, 한국문예진흥원 후원
1999 아줌마, 홍디자인출판, 선재아트센터 후원
[소장]
국립현대미술관
리움삼성미술관
일민미술관
선재미술관
홀렌드하그 사진미술관
아론엠타이 콜렉션
[수상]
2011 동강사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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