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Floating Islet, 2012
artist statement
빈 집 / 비워진 공간 / 버려진 장소에 대한 단상
몇 년 동안 대구와 서울을 오갈 때마다 미묘한 감정이 들곤 했다. 대구의 초입에서 톨게이트를 빠져나올 때마다 ‘돌아왔다’란 안도감이 들지만 동시에 내가 이곳에 살지 않으므로 곧 ‘돌아올’ 장소가 없다는 생각이 동시에 떠오르기 때문이다. 이는 유년기를 보내고 내 청년기의 시작을 기억하고 있는 있는 익숙한 풍경들이 최근의 생겨난 몇몇의 건물들과 거리의 변화에 의해 비현실적으로 변해감으로 인해서였다. 그렇듯 대구에서의 며칠은 표피에 스미는 이질감을 떨치고 집으로 가야지, 마음을 재촉하게 만든다. 늘 그런 마음으로 돌아오는 길, 서울로의 입성을 늘 실감 나게 하는 한남대교 주변의 지루한 정체와 함께 야트막한 산에 블록을 쌓아놓듯 쌓여있는 재개발 지역의 붉은색 주택들의 풍경은 도리어 길을 잃게 만든다.
작년 인천 아트 플랫폼에 입주하게 되면서 일산과 맞닿은 인천의 서구에서 all the way down, 즉 인천을 가로질러 내려가 동인천의 구도심에 자리한 작업실로 출근하곤 했다. 50여분을 운전하는 동안 인천의 신도시에서 출발한 나는 인구가 제법 되는 도시라면 가지고 있을 법한 모든 모습을 대면할 수 있었다.
신도시라 명칭 되지만 낡아가기 시작하는 아파트촌, 몇 층인지 알 수도 없는 하늘과 맞닿은, 그야말로 철저한 계획 아래 지어진 신도시, 기념비처럼 세워지고 있는 지상철의 역들, 곧추 세워진 남근과 같은, 층수를 육안으로 셀 수도 없는 고층의 아파트들과 파헤쳐진 붉은 땅, 비워진 연립주택들과 주택들, 도심의 중심부에서 밀려 나와 땅값이 싼 곳에 자리 잡은 중소공장, 오래된 항구와 목재단지, 대기업의 공업단지, 이미 낡아 빠져 지평선과 그 어깨를 나란히 한 주택촌, 그리고 이전의 아우라를 잃어버린 구도심.
특히 전시를 준비하면서 오래된 주택단지의 풍경들이 나를 사로잡았다. 내 유년기의 집들과 닮아 있으면서도 다른, 더 낡고, 더 가난하고, 더 황폐해진 풍경들이 나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카메라를 들고 들어가면 견고해 보이는 바닥과 벽이 부서져 가고 있고, 누군가의 삶을 지켜주던 공간은 맨살을 드러내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그러한 풍경들은 유년기의 집을 잃어버린 나의 마음을 자극하며,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둥지를 만들어야 하는 어미새와 같은 절실함을 더 일깨워주곤 했다.
물리적인 집이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 삶을 아무리 열심히 꾸려갔다고 해도 때가 되면 더러운 흔적만을 남기고 비워야 한다. 그 행위에는 여러 다수의 의지가 개입된다. ‘비워진’이라는 수동형이 맞춤법에 맞지 않을지라도 ‘비워진다’라는 표현이 들어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몇 번이고 재현된다. 한번 비워지고, 버려지고 나면 그곳을 기억하고 있던 누군가가 찾더라도 몰라볼 정도로 달라져 있을 것이다. 반짝이는 타일과 흙냄새가 나지 않는 나무들로 치장되어 있을 것이다. 역시 그것들도 낡아가면 또 한 번 버려지고 또다시 치장되는 형식으로 역사는 굴러가고 시간을 흐를 것이다.
2년여의 시간 동안 한남동의 재개발 지역과 인천 가정동 지역에서 이미지 채집이 이루어졌다. 지속적이고 끈질긴 시간을 아니었다. 아이가 생기기 전에 시작된 촬영은 젖먹이 아이를 키우는 동안은 그저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아이가 품에서 나와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잊지 않고 계절마다 이미지를 점검했고, 집중적인 촬영이 몇 번 이루어지고 나서야 이미지의 선택이 이루어졌다. 한남동과 가정동을 구분하는 것을 무의미했다. 이미지를 정리하면서 나는 이제는 없어져 버린 대구 욱수동의 내 유년의 집을 떠올렸고, 내가 그리울 때 그 집을 찾았지만 아파트가 서 있었니라던 친구의 말을 떠올랐다. 사진을 오리고 형상을 만들어 연출하여 사진을 찍는 작업을 시작으로 여러 풍경을 조합해 보고 그것을 촬영하는 작업과 이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재구성하여 일종의 편지 형식, 혹은 내레이션 형식으로 구성하였다. 작업을 하는 동안 나의 사적인 기억들이 형상으로 드러나길 바라며, 동시에 관자의 마음에 또 다른 기억과 감정으로 다가서길 바란다.
article
[허아영]
이민경, Lee Minkyung
[학력]
2006 크랜브룩 아카데미 오브 아트 대학원, 프린트 미디어 석사 졸업(M.F.A.), 미국
2001 영남대학교 조형대학 서양화과 졸업(B.F.A), 한국
[개인전]
2012 무너지다:기억되다 abandoned:engraved(2nd showing of 5th solo show), 사진공간배다리, 인천(2nd shwoing of 5th solo show)
2012 떠 다니는 섬 The Floating Islet(1st showing of 5th solo show), 한기숙갤러리, 대구(1st showing of 5th solo show)
2008 Passage, 한기숙갤러리, 대구
2008 이방의 집 Foreign Home II, 기획 공모 개인展, 빛 갤러리, 숙명여대문신미술관, 서울
2007 이방의 집 Foreign Home I, 기획 공모 개인展, 사진센터보다, 서울
2006 Place to Place, 한기숙갤러리, 대구
[그룹전]
2012 한시 방향의 저글링떼, 인사미술공간, 서울
2012 인천 아트 플랫폼 결과 보고展,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11 플랫폼 페스티벌,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11 Showroom 전시장, 4인 기획展,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11 인천 상륙 작전,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09 포토코리아 슈팅이미지, 코엑스몰, 서울
2009 Someday, Somewhere, 키미아트 작가 공모 단체展, 키미아트, 서울
2009 Seoul Photo Fair, 코엑스몰, 서울
2009 Love, MJ 갤러리, 대구
2008 A Sweet Illusion, 갤러리한길, 헤이리
2008 숨겨진 시선, 갤러리쌈지, 서울
2007 New York, New York 2007, 4인 초대 기획展, 캣맥아트 코퍼레이션, 뉴욕
2007 창작의 열쇠, MJ갤러리 신진 작가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대구
2007 대구 화랑 협회展,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2007 대구 판화 비엔날레, 문화예술회관, 대구, 울산
2007 제7회 시사회展, 팀프리뷰, 서울
2006 다임러 크라이슬러 메인건물 전시실, 미시간, 미국
2006 From Here On Out, 대학원 석사 청구展, 크랜브룩 뮤지엄, 미시간, 미국
[수상 및 경력]
2007 New York, New York Competition 최종 4인 선발, CatMcArt Coporation 주최, 미국
2006 칼 앤 올가 마일즈 장학금 수혜, 미시간, 미국
2005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SVA) 여름 거주작가 프로그램 참여 사진작가, 뉴욕, 미국
[목록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