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방, 2014-2016
artist statement
몇 년 전부터 전남 나주에 있는 작업실 근처에서 옛 성벽을 복원하는 사업이 진행되면서 짧은 기간에 대부분의 주민들이 이주하고, 집들은 철거되었다. 철거를 앞두고 비어있는 집들을 돌아보다가 곧 사라지게 될 집들의 영정사진을 찍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매년 봄이면 늘 마당에 흐드러지게 핀 노란 유채꽃을 바라보았을 작은 방 안에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봄을 들여와 함께 찍어주고 싶어서, 방을 카메라 옵스큐라로 만들어 마당의 모습이 비춰진 방안의 모습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첫 촬영, 어두운 방안에 작은 구멍을 통해 마당의 노란 꽃이 들어와 피기 시작할 때 어머니로부터 아프시다는 전화를 받았다. 사흘 후 어머니께서는 큰 수술을 받으셨고, 보름 후에 돌아가셨다. 2014년의 봄이었다.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며 살았다. 막내이면서 장남이었던 나는 사람들 앞에서 슬픔을 표현할 수 없었고, 혼자 놓여 진 상황에서야 비로소 제발 귀신으로라도 내 앞에 한 번만 나타나 주라고 엄마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20여 년 넘게 살던 집을 떠나 도망치듯 낯선 도시로 이사를 했다. 나는 한 집에서 아버지와 할머니와 어머니를 잃었고, 그 사실은 견딜 수 없는 트라우마가 되어 날 지독하게 옥죄었다. 하지만 나는 지금도 가끔 예전 그 집 앞을 서성거리곤 한다. 그해 연말쯤에야 나는 다시 카메라를 잡았다. 정신을 차려보니 작업실 근처는 이미 철거를 마치고 재건이 진행 중인 상태라 또 다른 새로운 빈집을 찾아다녀야 했다. 그리고 노동처럼, 강박처럼 사진을 찍으며 생각했다.
집이란 내게 무엇일까.
주인의 냄새가 베일만큼 오랜 세월을 함께 하다가 하루아침에 집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에겐 또 집이란 무엇이었을까. 어느 날 긴 시간 어둠 속의 촬영을 마치고 방을 나와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밝은 빛을 마주하며 마루 기둥에 기대앉아서 나는 마치 꿈에서 깬 듯 가슴이 먹먹하고, 그리움이 복받쳐 중얼거렸다. 현실에서 사라졌다고 해서 정말 어디에도 없는 것일까? 눈으로 볼 수 없고, 만질 수도 없다고 해서 정말 아무 것도 아닌 것일까? 엄마는 그냥 내가 볼 수 없는 어떤 다른 세계로 옮겨간 것은 아니었을까?
방을 촬영하다 보면 빛과 사진의 이상한 성질을 발견할 수 있다. 채광이 좋아서 겨울에 따뜻하고 여름엔 시원한 남향의 방보다 오히려 하루 종일 직접 빛을 받지 못하는 북쪽의 방에서 더욱 선명하게 비치는 상을 만나게 된다. 어둠에 익숙해지면 어둠 속이 보인다. 나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어둡고 차가운 북쪽의 방에서 마당의 눈부신 풍경이 함께 어울려 추는 춤을 보았다. 어디까지가 방이고 어디까지가 마당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렇게 꿈인 듯 현실인 듯 안과 밖의 두 세계가 조우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매 순간, 나는 엄마가 옮겨간 세계를 만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조현택, Cho Hyun teak
[학력]
2013 조선대학교 대학원 미학미술사학과 수학
2008 동신대학교 사진영상학과 졸업
[개인전]
2017 밝은방, 갤러리리채, 광주
2016 빈방 – photography, SPACE22, 서울
2009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대안공간 풀, 서울
2008 Boys Be Ambitious, 스페이스 바바, 서울
2002 내가 기억하는 것들, 예술의 거리, 야외전시장, 광주
[단체전]
2016 사진창작 레지던시상상문화발전소 결과 보고전, 공간갤러리, 전남순천
2016 공간이다 개관 1주년기념전, 공간이다, 경기 하남
2016 18회 신세계 미술제 선정 작가전, 광주 신세계 미술관, 광주
2016 풍경을 보는 여섯 가지 시선 展, 오승우 미술관, 전남무안
2016 2016 창작공간 페스티벌 SENSIBLE REALITY, 서울문화재단, 서울시청 시민청, 서울
2016 광주비엔날레 포트폴리오 리뷰 특별전, 2016 광주 비엔날레, 무각사 문화관, 광주
2016 아시아 현대미술 연대展 2016 河流 – 전환적 삶의 방식, 광주 시립 미술관 & 핫 스프링 프로젝트, 광주 비엔날레1전시실, 광주
2016 해피뮤지엄 사각사각 마법상자 展, 문화예술교육연구소, 금정문화회관대전시실, 부산
2015 365일간의 마라톤, 레지던시 결과보고전, 잠월미술관, 함평
2012 반하다, 비엔나 쏘세지 클럽, 예술길 17-7 빈집, 광주
2012 라운드테이블, 제9회 광주 비엔날레, 비엔날레 전시관, 광주
2010 제3회 소아암 어린이 사진전 어떤아이, 한국 백혈병 어린이재단, 경인미술관, 서울
2009 거기서다, 새 사회 연대, 제5회 오늘의 인권전, 포스갤러리, 서울
2007 또 다른 생각, 라메르 갤러리, 서울
[수상]
2017 갤러리 리채 제2회 신진작가 공모전 선정
2016 광주 비엔날레 포트폴리오 프로그램 선정작가
2016 서울 스페이스 22 포트폴리오 open call 작가 선정
2016 전남 문화재단 전시지원 작가 선정
2012 광주 비엔날레 포트폴리오 35 최종 작가 선정
2008 서울 아르코 미술관 포르폴리오 서가 수록 작가 선정
2008 서울 대안공간 풀 젊은 작가 지원 전 선정
2007 서울 스페이스 바바 포트폴리오 리뷰 전시 지원 작가 선정
[레지던시]
2016 전남 순천 사진창작 상상문화발전소 1839 입주작가
2015 전남 함평 잠월미술관 입주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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