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미래작가상
■ 공모대상 : 전국 대학생 (전공 제한 없음)
■ 공모시기 : 2013년 6월 17일(월) – 22일(토)
■ 총응모자 : 129명
■ 심사위원
– 고원석(아르코미술관 큐레이터)
– 정연두(사진가)
– 윤수연(사진가)
– 고영준(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주) 프로솔루션파트 차장)
– 박영미(박건희문화재단 학예실장)
■ 장학생 지원사항
– 3인을 선정하여 Canon EOS 6D와 EF 24-105mm f/4L IS USM을 각 수상자에게 수여
– 심사위원회에서 추천한 사진가와의 멘토링 및 구본창의 마스터 튜터링 제공
– 전시 및 작품집 출판
[수상자]
김희천 (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과 건축전공 4학년) : 틈틈이, 튼튼히
신지혜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부 3학년) : 지혜엄마
윤병주 (서울예술대학교 사진과 3학년) : 우사단(USADAN)
[시상식]
일시: 2013년 7월 11일 오전11시
장소: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대회의실
[심사평]
1. 고원석 / 아르코미술관 큐레이터
투명한 시선을 주목하며
박건희 문화재단의 미래작가상은 여타의 학생 공모전과는 분명하게 다른 지향점을 지니고 있다. 다소 거친 요약이겠지만 아직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출중한’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기보다 ‘앞으로 정말 작가가 될만한 자질이 엿보이는’ 사람을 발굴한다는 점이 그것이다. 튜터링과 전시라는 과정도 바로 그러한 가능성을 보다 현실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일련의 절차일 것이다.
이번 심사에서는 잘 만들어진 포트폴리오를 통해 자기 세계의 완성도를 주장하기보다 자신의 관심사가 무엇이고 그것이 왜 자신을 매혹시키는 지를 솔직하게 드러낸 사람들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 김희천은 특별한 주제의식을 적용하기보다 ‘틈틈이’ 일상의 이미지들을 채집하면서 그 속에 내재한 다양한 맥락들을 사고해보는 자신만의 ‘사진적 태도’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종잡을 수 없이 다양한 대상에 접근하는 그의 사진이 앞으로 어떤 질서와 배열을 획득하는지 지켜볼 일이다. 자신의 어머니를 찍고 거기에 자신의 독백을 덧붙인 신지혜는 피사체와의 심리적 긴장관계라는 난해한 주제를 표현해 낸 감각이 돋보인다. 독립이 유보되는 오늘날의 이삼십대들에게 본질적으로 친밀하면서도 불편한 관계가 바로 가족일 것이다. 신지혜가 앞으로 대상의 범위를 확장시키면서 모호한 심리적 속성을 어떻게 표현할 지 궁금하다. 윤병주의 사진은 보다 구체적인 사회 현실에 근접해있다. 서울에 위치한 이슬람 사원이라는 대상의 문화적, 사회적 코드를 다각도로 탐침해들어간 그의 사진은 대상의 추상적 본질을 간명하게 표현해낼 수 있는 이미지의 본질을 언급하고 있다.
작가가 된다는 것은 지극히 모호한 환경으로 점철된 현실을 택하는 것이다. 때문에 눈에 보이는 몇 가지 변수 만으로 그 가능성을 측정할 수 없다. 결국 예측하지 못했던 추상적 상황을 직면했을 때 그 정체성을 지켜내는 것은 작가가 되겠다는 의지다. 그것은 메달을 위해 뛰는 스포츠맨의 극기와는 결이 다른, 극히 자발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것이다. 여기 세 명의 예비 작가들이 앞으로 그 편안하면서도 굳건한 의지를 지켜낼 수 있다면, 오늘 이 수상이 더할 수 없는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2. 정연두 / 사진가
처음 해보는 미래작가상 신청자들의 포트폴리오를 볼 때 대학생만의 신선한 시각을 생각했던 내 기대와 달리 학생작품으로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세련된 작업들에 깜짝 놀랐다. 완성도가 너무 높아 대학교 1학년의 작품으로 도저히 보이지 않는 작품들을 보며 훌륭하단 생각이 드는 한편으로는 과연 이 ‘세련됨’을 위해 잃어버리는 것은 없는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문득 나의 학생시절이던 90년대를 생각해보면, 지금과 다른 점은 인터넷을 통한 정보 부족 이었던 것 같다. 작가 연구, 사진 작품의 최신 트렌드 같은.., 확실히 지금의 사진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복 받은 것 같다. 그렇지만 동시에 그들이 받는 ‘완성도에 대한 압력’ 또는 ‘세련된 작품화’는 많은 작품을 보고 동시 비교가 가능한 지금 시대에 어린 학생들에게도 충족시켜야 할 요소가 되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힘들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내게 있어 금번 심사의 기준은 발상의 신선함과 내용의 진솔함이었다. 신선하다는 것은 트렌드와는 조금 동떨어진 것이고, 진솔하기 위해서는 세련됨을 버릴 필요가 있다. 신지혜의 ‘지혜엄마’ 사진 연작은 그런 세련됨은 없지만 진솔한 접근방식이 뛰어난 작품들이다. 예술성의 가장 중요한 잣대인 ‘나만의 시선’ 그러나 누구나 공감하는 이야기가 사진에서 전달된다. 윤병주의 다문화 기록 사진들은 아랍이라는 문화를 다룬 주제성보다는, 그의 사진들이 서울의 한 면모라는 점에서 그러나 서울 시민들이 쉽사리 관심을 가지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접근 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한다. 그만의 서울 속 아랍인들에 대한 독특한 접근 방식과 감수성은 포트폴리오를 넘길 때 마다 다가오는 것 같아 아주 즐거운 경험이었다. 김희천의 흑백사진들은 아마추어적 순수함이 있는 전형적 사진들이었다. 사진을 전공하지 않은 그에게 예술 사진은 마치 ‘흑백’ 이어야 하고, 작품 소개서는 대단히 거친 단어들로 이루어져야 하고, 시작부위는 낙서 같은 드로잉들로 채워져야 했나보다. ‘너무 사랑스럽지 아니한가?’ 젊음과 실험 이라는 것은 때론 거칠게, 세련되지 않은 방식으로 사람을 감동시킨다.
이 세 젊은 미래 작가들은 이번 미래작가 멘토링을 통해 훌륭하게 다듬어지길 기대해 본다.
3. 윤수연 / 사진가
미래Mirae 최종3인이 안내하는 세 개의 방에는 변신(metamorphosis)과 전이(metastasis)로 무장한 유쾌한 상상이 잠복하고 있다. ‘지혜엄마/ 신지혜’가 보여준 일촌관찰은 고백과 자기연민의 구태의연함 으로부터 가볍고 용감하게(?) 탈출하여 공공의 이야기로 변신, ‘USADAN/ 윤병주’의 외계(alienness)는 낯설지 않은 다문화 담론으로 꽤 잘 비벼진 서울 한 복판의 비빔밥으로 전이, ‘틈틈이, 튼튼히/ 김희천’가 발설하는 생각의 꼬리물기-뫼비우스의 띠를 닮은-는 이상하고 환각스런 생활의 발견으로-다행스럽게도(!)-변신한다. 훈육적 설파를 앞세운 사진매체의 손쉬운 잔꾀에 빠지지 않고 대상을 관통하며 스스로에게 던지는 구체적이고도 직설적인 질문들은 신, 윤, 김 세 사람의 작업이 가지고 있는 공통분모이자 중요한 에너지로 이들의 사진을 움직이고 있다. 이는 우리에게 결코 어떻게 바라봐주길 애원하지 않으면서, 작업을 대면하는 이에게는 각각의 이미지 너머의 자유로운 상상과 다양한 고민의 여지를 남겨주는, ‘무심한 친절서비스’로 다시 한번 전환된다. 그러나 공인화 된 엄마가 작위적인 캐릭터로 정체되고, 다문화의 손쉬운 타자화가 지겹도록 충분한 미디어의 횡포를 반복하며, 밑도 끝도 없는 한 밤의 넋두리가 우발을 가장한 산만한 이미지의 당위성만을 강요하는, 치명적인 세 개의 함정을 인지해야 함은 이들 3인이 동시에 숙지해야 할 과제가 될 것이다.
6개월 동안의 튜터들과의 접속이 건강한 파장으로 작업확장에 든든한 원전이 되길 기대하며 신지혜, 윤병주, 김희천 수상자와 더불어 깜짝 놀랄만한 높은 완성도의 작업으로 심사에 많은(!) 고민을 던져준 finalist 여러분에게도 뜨거운 축하의 말을 함께 전합니다.
4. 고영준 /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주) 프로솔루션파트 차장
2013년 미래 작가상 심사에 참여한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고영준 차장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 심사에 참여 하면서 대학생 여러분들의 세상에 대한 열정과 관심사를 느낄 수 있었던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3명의 수상자들에게 박수를 보내드리며, 또한 미래 작가상에 참여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 드립니다.
서울 예술대학교 사진과 윤병주 군의 “우사단” 사진은 미래의 훌륭한 포토 저널리스트를 미리 만나본 느낌입니다.
잘 정돈된 프레임 안에 보여지는 이국적인 이태원 우사단 마을의 이슬람 사원 풍경은 서방사회가 만들어낸 이데올로기 속에서 두렵게 느껴졌던 이슬람 문화를 한층 가까이 느끼게 해준 사진 들이었습니다. 가끔 이태원을 지날 때마다 마주치는 아치형의 이슬람 사원 입구는 마치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문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그 문을 통해 보여지는 그들의 삶을 단순히 보여주는 것을 뛰어 넘어 작가의 관점과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작업으로 발전하길 기원하겠습니다.
경일 대학교 3학년 신지혜 양의 “지혜엄마”는 심사위원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작품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소 거칠게 표현된 사진들이지만 일련의 사진들은 보는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Camera 가 만들어내는 Photography의 본질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업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가의 1인칭 시점에서 보여지는 작가의 어머니의 모습은 어떠한 꾸밈이나 억지 없이 그대로 보는 사람들에게 의미가 전달 됩니다.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의 전달이 좋은 카메라, 고가의 렌즈를 통해 만들어지는 사진의 품질보다 중요하다는 단순한 진리를 보여주는 작품이었습니다. 한 명의 훌륭한 이야기꾼을 만나서 즐거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예술 종합 학교 건축과 4학년 김희천 군의 “틈틈이, 튼튼히” 작품은 사진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남다른 시선으로 사물을 포착해 내는 힘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제목 그대로 틈틈이 찍은 사진들은 의미 없이 지나 칠 수 있는 일상의 풍경을 견고하게 붙들어 놓습니다. 세상을 남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김희천군의 사진을 통해, 자신의 삶을 바라보는 김희천 군의 시선이 느껴 졌습니다. 작가 멘토링을 통해 김희천 군의 독특한 시선의 발전과 함께 건축가로서의 멋진 미래를 기대해 봅니다.
5. 박영미 / 박건희문화재단 학예실장
먼저 2013년 미래작가상에 응모한 총 129명의 우리 대학생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공모전에 응모를 한다는 것은 적지 않게 신경 쓰이는 노곤한 일임에 틀림없지만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작업을 정리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작가로의 삶 속에서 수없이 반복하게 될 일상을 경험한 것이다.
심사의 기준은 포트폴리오의 뛰어난 완성도나 시각적 세련미, 혹은 천부적 감각 등이 아니었다. 조금은 부족하고 서툴러도 자신의 목소리를 사진으로 담아내고자 했던 노력을 중요하게 생각했기에 보편적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를 찾아가는 시도들에 높은 가치를 부여했다.
김희천의 <틈틈이, 튼튼히>는 무엇인가 거북스럽다. 화면 속 대상들이 가지는 일정한 맥락도 또 별개의 대상들을 향한 어떠한 관점의 일관성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 이미지의 산만함 속에는 거친 감성적 방황이 짙게 묻어 있기에 적지 않은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지극히 개인적 관계의 재연이라고 할 수 있는 신지혜의 <지혜엄마>는 단순히 한 가정의 에피소드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사회적 공감을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리고 사진적, 문학적 형식의 적절한 조화는 이 작업이 효과적 소통을 이끌어내는데 중요한 몫을 해내고 있다.
다큐멘터리는 여러 측면에서 사진의 정점에 있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윤병주의 <우사단>은 사진을 통한 다양한 예술적 표현이 시도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오랜만에 다큐멘터리적 쾌감을 보여주었다. 그의 의미 있는 출발이 이번 기회를 통해 좋은 결실로 맺어지기를 바래본다.
[튜터 명단]
마스터 튜터 | 구본창 (사진가, 박건희문화재단 이사장)
이론 튜터 | 박영미 (박건희문화재단 학예실장)
1:1 튜터 | 강홍구 (작가), 윤수연 (사진가), 정연두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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