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oice 1, 2008-2010
artist statement
몸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건 마음이 아플 때였다. 마음이 아플 때마다 따라 아프던 몸은 온몸에 짜증의 돌기가 돋아있었다. 몸 안에 소용돌이치는 기분 나쁜 덩어리들은 뾰족한 가시로 뱉어졌고, 기회만 나면 임신한 고양이처럼 발톱을 치켜세웠다. 결국 내 영혼이 황량해지고 있다는 걸 깨달은 건, 다행이었다.
몸이 곧 소리
믿고 의지하는 친구와 선배를 찾아가 말하기 시작했고, 위로받았으며 나를 알아갔다. 마음이 조용해지기 시작하자 몸이 하는 소리에도 귀 기울여졌다. 내 몸 중 빨리 고단 해지는 곳과 예민하고 둔감하게 작동하는 곳은 어디이며, 무엇에 영향을 받고 어떤 모양으로 무너지는지 이해하려 했다. 생리주기가 두 달에 한번 꼴로 바뀐다는 것은 나이 서른이 넘어서야 알게 되었다. 설령 나뿐만이 아닐테다. 여성이 자신의 몸을 주체적으로 인식하기조차 힘든, 혹은 그렇게 되길 원하지 않는 이 사회에서 보호를 받아야 한다거나, 지켜져야 한다는 식으로 내 몸은 대상화하고 내 것이 아닌 것으로 길들여졌기 때문이다. 내 몸 구석구석을 바라보는 일도 꺼림칙스럽거나 수치스럽게 여기는 경우가 많으니 몸이 하는 소리를 귀담아듣기란 여간 낯설고 어색한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내 몸의 느낌과 욕망을 말한다는 것? 이랬다간 딱 ‘쉬운 여자’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신체는 인간의 경험을 가장 직접적으로 표출하는 동시에 사회적인 의미를 투영하는 장소이다. 그렇다면 왜 하필 배인가. 여성들의 다양하고 내밀한 경험이 가장 잘 드러나는 몸의 장소는 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배는 몸에서 소리가 가장 많이 나는 곳이지만 그만큼 억압된 장소이기도 하다. 또한 생명과 죽음이 웅크리고 호흡하는 소리의 원천이기도 하다.
텍스트는 곧 ‘육성’
사회적 트라우마가 작용하는 장소로서의 신체는 공적이고 개인적인 권력들이 드러나는 장이다. 엘렌 식수는 ‘메두사의 웃음’이란 글에서 여성은 스스로 쓰면서 비로소 그동안 몰수당해왔던 자신의 몸을 되찾을 수 있으며 여성의 경험이 새겨진 텍스트가 바로 여성의 몸이라고도 주장한다. 몸을 보는 일, 특히 여성이 자신의 몸과 그 몸으로 입혀진 내면과 대면하고 그것을 드러내는 것은 일종의 말 걸기이다. 청자(聽者)는 움츠려있던 자신이 되기도 하고, 떠나간 연인이기도, 부조리한 사회가 되기도 한다. voice는 그러한 육성을 드러내는 작업이다.
배는 곧 ‘우주’
인간의 직립, 그것은 세상을 멀리 보기 위해 우뚝 일어선 정복적이고 자유로운 행위이다. 하지만 정면으로 드러난 배, 몸의 중요한 장기가 모여있는 그곳을 상대를 향해 내보인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기도 하고 자신감과 신뢰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곳에 모든 것이 들어있다. 두려움과 용기, 어리석음과 지혜로움, 분노와 용서, 생명과 죽음이 말이다.
한경은, Han Kyungeun
[개인전]
2017 몸의 귀환, KT&G 상상마당, 서울
2014 기억의 가소성, 프로젝트 스페이스 The Room(토탈미술관), 서울
[단체전]
2017 사진 미래色 2017 Invisible Vision, 고은사진미술관, 부산
2016 사진적 카이로스 ‘묵정墨井’, KT&G 상상마당 춘천 아트센터, 춘천
2016 자아내다, 기억의 가소성, 한국미술관, 용인
2015 Lies of Lies: On Photography ‘invisible vision #1 #2’, Huis met de Hoofden, 암스테르담, 네덜란드
2015 거짓말의 거짓말 ‘Invisible vision restoration and balance’, 토탈미술관, 서울
2014 Art of Heungkuk 움직이는 갤러리 ‘위버멘쉬’, 흥국생명, 선화예술문화재단, 서울
2014 Photography Unknown 기억의 가소성, 아트스페이스J, 성남
2013 TRIALOG, Untitled, 주한독일문화원, 토탈미술관, 서울
2013 The Show must go on Singapore Untitled, Praxis Space, ICAS, 싱가포르
2013 RoadShow 2013 백령도 인천 ‘심(沈)의 위기와 회복’, 토탈미술관, 서울
2013 사진과 사진 ‘묵정墨井’, KT&G 상상마당, 서울
2013 사진 미래色 2013 ‘묵정墨井’, 고은사진미술관, 부산
2012 homo empathicus ‘묵정墨井’, 브레다미술관, 브레다, 네덜란드
2009 2009 플랫폼 인 기무사 ‘Voice’, 아트선재, 서울
2008 거울 보는 약장수는 신파다 ‘나는 신파다’, 갤러리소굴, 서울
2006 해피퍼즐 해피퍼즐, Art Outside Gallery, 도쿄, 일본
[수상]
2016 제9회 KT&G 상상마당 스코프(SKOPF) 올해의 최종 작가 선정
2012 제5회 KT&G 상상마당 스코프(SKOPF) 올해의 작가 선정
[목록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