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XO Pale White, 2009-2010
artist statement
창문도 열 수 없고, 시계도 볼 수 없다. 이제 내가 방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창으로 들어오는 빛의 변화를 보는 것, 천의 촉감을 만져보며 잠드는 것이다. 나, 그리고 방 모두가 휴식을 가지게 되었다. 이제 이 방 안에 흐르는 건 무기력한 빛과 시간뿐이다. 모든 유의미한 것들에 대해 다소 소극적인 부정을 완성하게 됐다.
이 작업은 ‘방을 흰 천으로 덮는다’는 매우 적극적인 행위에서 시작된다. 방을 구성하는 구조물(가구나 소품)을 최소화해, 내 방의 원형을 만들고, 그 사물들을 흰 천으로 싸면서 기능을 하나하나 정지시킨다. 원형의 공간에 다시 색과 질감마저 제거되고, 이런 균질화된 원초적인 공간으로 새 방이 지어졌다.
더 이상 기능하지 않게 만들면서, 나는 내 방이 공간 자체로 온전하게 남겨지길 바랐다. 내가 생각했던 온전함은 무결점과 영원의 세계다. 내 상상 속의 완벽하고 이상적인 공간을 사적인 공간 안에 대입시켜 잠시나마 도피처로 삼았던 셈이다. 잠을 자면서 꿈을 꾸듯, 잠깐 경험하는 환상 같은 공간을 기록한 것이 이 작업이다.
이 작업은 길고 반복적인 노동이 필요한데, 나는 이것을 집착적으로 즐겼다. 흔히 말하길, 바느질 행위는 마치 상처를 꿰매는 것과 비슷하다고 한다. 이 사진들 안에서 보이는 무의미해 보이는 반복 행위와 긴 시간 안에 상처와 회복의 길고 지루한 과정의 모습이 있다. 그래서 난 이 행위를 무의미한 행위가 아닌, 매우 적극적인 치유의 행위로 본다.
박세리, Serry Park
[학력]
2010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 사진학과 수료
2003 서강대학교 종교학과 / 컴퓨터학과 졸업
[개인전]
2010 Belt 2010, 갤러리 룩스, 서울
[그룹전]
2010 Korean Wave, 빌레펠트, 독일
2009 Korean Wave, Gallery PF01, 브라티슬라바, 슬로바키아
2009 SIPA 2009, 예술의 전당, 서울
2009 Travel Grant, 일현미술관, 양양
2009 Seoul Photo 2009, 코엑스, 서울
2008 중앙예술제, 갤러리 가이아,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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